피해자 1700여명·26억원 규모
[제주=뉴스핌] 문미선 기자 = 제주에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해 폭리를 취한 일당이 구속됐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건강기능식품 등을 불법 판매해 의료법과 약사법 등 관련법을 위반한 혐의로 일명 '떴다방' 업체대표 A씨와 홍보강사 B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어르신을 대상으로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현장.[사진=제주자치경찰단] 2024.07.04 mmspress@newspim.com |
이들은 지난 2021년 11월부터 홍보관을 운영하며 주로 60대 이상 여성 노인들을 대상으로 의약품이 아닌 기타 가공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각종 질병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하고, 기만적 수법으로 거래를 유도해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가 4만 원짜리 제품을 98만 원에 판매하는 등 최대 24.5배나 비싼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했으며, 홍보강사의 신분을 대학교수나 생명공학박사, 유명 제약회사 대표 및 연구원 등으로 허위 소개하고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는 등 노인들을 기만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물건을 구입한 어르신들이 1700여 명, 총 판매액은 약 2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치경찰단은 지난 2월 이들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후 수사를 개시해 제주지방검찰청(형사제3부)과 양 행정시(위생관리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집행, 관련 증거자료를 확보했다.
구속된 업체 대표 A씨는 홍보관을 운영하며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한 사례품·경품을 미끼로, 주로 60대 이상 여성 어르신들만을 모객한 후 회원명부를 만들어 출입을 관리했다.
또한 홍보관 내 사무실에서 어르신들에게 도수치료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실행하며 판매 제품을 복용해야 보다 효과가 있다는 방식으로 물품 구매를 유도했다.
A씨는 구매 능력이 없는 어르신들에겐 우선 제품을 가져가도록 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직원들을 시켜 협박 문자를 보내거나 회원명부에 기록된 주소지로 찾아가 수금을 하기도 했다.
자치경찰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담 정도가 낮은 또 다른 홍보강사 등 직원 19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며, 유사한 불법행위를 하는 다른 업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의료법과 약사법 등 관련법에 따르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거나, 허위·과장광고로 의약품인 것처럼 판매한 경우 각각 5년이하 징역,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박상현 수사과장은 "어르신들은 피해 사실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어 신고가 쉽지 않다"며 "자녀나 주변에서 어르신들의 잦은 건강식품 등 구매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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