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건전성 강화로 자금 및 유동성 확보 어려워져
[뉴스핌=한태희 기자] 부동산경기 침체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건설가 내년에도 '고난의 행군'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바젤Ⅲ' 시행이 내달 1일로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내달부터 재무 건전성을 높여야 해 부실 가능성이 높은 자산의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어서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금융 환경에서 건설사는 내년에도 자금 및 유동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25일 건설·금융·증권업계에선 바젤Ⅲ 시행으로 내년도 건설사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보증권 건설업 담당 조주형 연구원은 "바젤Ⅲ가 시행되면 건설사들이 자금 조달하기가 지금보다는 어려워질 것"라고 말했다.
은행의 건전성 규제를 강호한 바젤Ⅲ는 내달 1일부터 시행된다. 위험도가 높은 자본은 기본자본에서 제외해 은행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게 바젤Ⅲ의 핵심이다.
자료:금융감독원 |
은행이 BIS자기자본비율을 8% 이상 유지하되 기본자본이 6%가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적용되는 바젤Ⅱ는 기본자본 비율이 4%가 넘으면 됐다.
BIS자본은 Tier1(기본자본)과 Tier2(보완자본)로 나뉜다. 바젤Ⅲ가 시행되면 후순위 채권이나 하이브리드 채권은 Tier2에 속한다. 은행이 기본자본 비중을 지금보다 높이면(4% 이상에서 6% 이상) 자연히 후순위 채권이나 하이브리드 채권 비중은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은행에선 위험도가 높은 자산을 축소하고 국채 매입을 늘리거나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대출 중심의 안전자산 운용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건설업과 같이 상대적으로 부실한 업종이나 부실기업은 자금 조달이 지금보다 어려워지는 셈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바젤Ⅲ가 시행되면 부실 기업이나 업황이 좋지 않은 산업으로 들어가는 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건설사에선 바젤Ⅲ 시행과 은행의 방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PF대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지금보다 자금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중인 건설사 관계자는 "모든 기업이 똑같은 입장이겠지만 건설사는 자금조달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PF 문제 이후 PF대출이 힘들어진 건설사는 자금 확보가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하이투자증권 김익상 연구원은 "바젤Ⅲ 시행이 후순위 채권과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발행에 호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악재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