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장초반 보합권에서 거래됐던 미국 국채시장이 후반 가파르게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10월 회의 의사록에서 수개월 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하락 압박이 가해졌다.
유로존 국채시장은 일제히 보합권 움직임을 나타내는 데 그쳤다.
20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8bp 급등한 2.795%에 거래됐다. 30년물 수익률 역시 10bp 치솟은 3.904%를 나타내 4% 선과 거리를 바짝 좁혔다.
2년물 수익률이 1bp 소폭 하락했고, 5년물 수익률은 2bp 가량 상승했다.
이날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정책자들은 향후 수개월 이내에 양적완화(QE)를 축소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사상 최저금리를 상당 기간 지속할 뜻이 확인됐다.
카봇 머니 매니지먼트의 윌리엄 라킨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의 경기 진단이 전반적인 시장 이코노미스트에 비해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때문에 테이퍼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이 글로벌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80%가 내년 3월까지 양적완화(QE) 축소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향방이 엇갈렸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달에 비해 0.1% 하락,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에 비해 3.2% 감소,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매판매는 ‘셧다운’에 대한 파장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에 비해 0.4% 증가해 보합을 나타낼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호조를 나타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이 은행권의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 시행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 주요 외신을 통해 전해진 가운데 유로존 국채시장은 움직임이 미미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71%로 보합에 거래됐고,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이 2bp 오른 4.08%를 나타냈다. 스페인 10년물 수익률 역시 1bp 상승한 4.09%에 거래됐다.
RIA 캐피탈 마켓의 닉 스태먼코빅 채권 전략가는 “유로존 경제가 보다 뚜렷한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보일 경우 ECB가 마이너스 금리를 단행할 것”이라며 “이 경우 단기물을 중심으로 독일 국채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