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유로·엔 약세 vs 이머징통화 강세
[뉴스핌=박기범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여부가 전 세계의 이목을 끌며 유지됐던 '글로벌 달러 대 기타통화' 관점이 최근 '안전자산통화 대 위험자산통화'로 전환되고 있다는 시각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 송유미 미술기자> |
이는 안전자산인 주요통화의 약세와 위험자산인 이머징 통화의 강세로 통화를 접근하는 시선이 우세해졌음을 뜻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지난주 목요일(현지시간 수요일)부터 주요통화의 동반 약세가 나타났다"며 "반대 급부적으로 이머징 통화의 강세 모습이 나타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유익선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놀랄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상 그동안 상대적으로 죽어있던(통화에 반영되지 않았던) 요인들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내다봤다.
미 달러, 유로 등 주요통화들은 최근 약세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선 미 달러화는 재닛 옐런 차기 연방준비위원회(FRB)의장과 벤 버냉키 현 의장의 양적완화 유지 발언으로 약세를 보였다.
다음으로 유로화의 경우, 이달 7일(현지시각) 금리 인하 및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저금리대출프로그램(LTRO)와 같은 유동성 공급 가능성 발언, 유로존 GDP부진과 꾸준한 디플레이션 우려 등이 맞물리며 유로화 강세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엔화 역시 일본의 무역 수지 부진, 커지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스멀스멀 나오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딜러는 "옐런 효과, 유럽과 일본의 추가 유동성 공급 가능성 등으로 주요통화가 약세를 보일 상황은 충분히 조성됐다"며 "전반적으로 주요통화의 동반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특히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달러/엔 상승(엔화 약세)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딜러는 "엔화의 경우 안전자산의 상징적인 통화라 안전자산/위험자산 관점이 우세하다면 평소보다 과민반응(오버슈팅)돼 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관측했다.
◆ 변수는 QE축소 전망‥매파 발언+美국채금리에 주목
시장에서는 미국의 국채금리 수준과 연준 의원들의 매파적 발언(양적완화 축소 시사)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국채금리 수준이 높아지면 연준의 대차대조표 위험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고, 전반적인 자산의 리밸런싱이 나타나 달러 자체의 관심이 더 높아져 다시 달러에 관심이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또한 10월 고용지표와 3분기 GDP가 예상 크게 웃도는 등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타격이 시장의 전망보다 나쁘지 않다. 이는 미국 테이퍼링 이슈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전에 다시 주목받으며 시장의 초점이 '안전자산통화 대 위험자산 통화'에서 '글로벌 달러 대 기타 통화'로 재차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익선 연구위원은 "12월 FOMC 전에 테이퍼링 얘기가 나올 것"이라며 "이미 기대감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이를 밑도는 경기흐름이 나오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