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산매입 축소 전망이 후퇴하고 있지만 채권 시장에서는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금리 상승기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금리 정상화 가능성을 고려해 변동금리채권으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14일 자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일부 대형 헤지펀드 업체들은 앞으로 주식이 아닌 변동금리채권 쪽으로 투자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영란은행(BOE)이 경기회복세가 궤도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애버딘 자산운용의 앤드루 매카페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확실히 변동금리채권과 대출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목격되고 있다"며 "수요가 확실히 강해지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확실히 헤지펀드들의 관심을 끄는 상품"이라면서 "매크로전략 매니저들 역시 주택담보대출담보부증권(RMBS)과 같은 변동금리채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들어 변동금리채권의 발행 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조사업체인 딜로직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유럽에서 발행된 변동금리채권은 총 737억 달러 수준으로 지난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480억 달러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올해 10월까지 전 세계에서 발행된 변동금리채권 규모는 1506억 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982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채 시장에도 이런 흐름이 반영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사상 처음으로 내년 1월 150억 달러 상당의 변동금리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앞으로도 매 분기마다 변동금리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카페리는 올해 들어 미국 무츄얼 펀드에서 55억 달러가 유출된 반면, 대출펀드에는 572억 달러가 유입됐다고 밝혔다.
영국의 대형 헤지펀드인 CQS는 고정금리형 채권에서 변동금리채권으로 전환이 내년 채권 시장에서 가장 큰 주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CQS의 크레이그 스코델리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전략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테이퍼링과 영란은행의 발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일시적인 전략의 수정이라기 보다는 장기 전략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