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1' 만든 스티브 워즈니악 등 모여..킥스타터 통해 모금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실리콘밸리의 정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과 개척의 정신이다. 뭐든 직접 만들어 보자는 DIY(Do-It-Yourself) 정신이기도 하다.
전자공학에 미친 젊은이들이 하나둘 모여 38년 전에 만들어진 클럽, 바로 홈브루 컴퓨터 클럽(homebrew-computer-club)이다. 지금은 거대 기업이 된 애플의 시작도 여기서부터였다고 할 수 있다.
1976년 애플을 만들던 때의 스티브 워즈니악(오른쪽)(출처=amongtech.com) |
1999년 만들어진 영화 '실리콘밸리의 해적들'은 이 모임이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PC)를 만드는데 혁혁한 역할을 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도 홈브루 컴퓨터 클럽 출신. 스티브 잡스의 설득으로 자신이 여기서 개발한 '발명품'들을 팔기로 했고 그것이 애플의 시작이었다. 워즈니악이 애플1의 프로토타입을 만든 건 1976년 홈브루 컴퓨터 클럽에서였다.
이런 기상을 오늘에 되살려 보기 위한 움직임이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전개됐고(http://www.kickstarter.com/projects/jpf/homebrew-computer-club-reunion), 그 결실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있었다. 홈브루 컴퓨터 클럽의 재결성이었다. 킥스타터를 통해 400명이 돈을 냈고 2만8000달러 가량이 모였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홈브루 컴퓨터 클럽 재결성 모임에서 첫 애플을 공개했다.(출처=파이낸셜타임스) |
휴렛팩커드(HP)와 애플에서 일했던 앨런 바움은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으며 인공지능(AI)처럼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감격을 전했다.
이 모임의 스타는 단연 스티브 워즈니악이었다. '워즈(Woz)'로 불리는 그는 "오늘 모임은 애플과 관련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애플을 통해 막대한 부를 거머지게 된 것에 대한 불편함을 다소 드러내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그는 "나는 이 클럽을 매우 비영리적인 것으로 보았고 사회적 혁명에 대한 아이디어를 사랑했다"고 밝혔다. 또 "나는 여기서 내 작은 컴퓨터 프로세서를 만들었고 그걸 세상을 바꿔나가려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홈브루 컴퓨터 클럽 재결성 모임에 참석, 포터블 컴퓨터 오스본1 등과 함께 한 리 펠젠스타인(출처=타임) |
FT는 개방성(Openness)이 홈브루의 정신을 계승한 것이라면서 애플이 자신들만의 비밀스럽고 폐쇄적인 기술 이른바 '닫힌 정원(walled garden)'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이 모임에 참석했던 오라클의 알렉산더 울페는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홈브루는 엔지니어와 취미로 활동하는 사람, 자기 스스로 익힌 프로그래머들, 멘토 이런 사람들을 모두 결성해 컴퓨터를 만들도록 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홈브루 재결성 같은 이벤트는 마치 컴퓨터란 것에 대한 책임은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책임지는 것이란 오해를 풀 수 있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홈브루 원년 회원들의 모토로라 6800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이름을 딴 '6800 클럽'을 만들어 만나고 있다. 68000 프로세서 출시 이후에 이 모임의 이름은 '68000 클럽'으로 바뀌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