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곳 돈 돌지 않고, 은행 보유증권 가치만 불려
<앤드루 후스자르, 출처:러트거스대학교 홈페이지> |
앤드류 후스자르 러트거스대 경영대학교 선임 연구원은 14일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내놓은 양적완화 정책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후스자르의 이런 발언은 과거 그가 연준 관리로 활동하면서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의 직접 매입을 담당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양적완화 담당자의 고백"이란 기고를 통해 이 정책의 부작용을 직접 비판한 바 있다.
먼저 그는 "버냉키 의장은 금융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을 돕기를 바랬지만 그것은 2차적 목표였을 뿐 원래 이례적인 정책의 동기는 가계와 기업의 신용 여건을 개선하는 것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을 환기했다. 그러나 연준의 양적완화는 의도와는 달리 금융위기 당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산층에 도움이 되지 못했으며, 대부분 월가의 구제금융과 같은 역할로 사용되면서 대형 은행들의 수익 개선을 돕는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후스자르는 결국 연준이 원했던 것은 금리를 낮춰 자금조달을 쉽게 만드는 것이었지만 실제 대출 수혜는 이런 프로그램이 필요가 없는 곳에 돌아갔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자금조달과 신용 동향을 살펴보면 주로 우수한 신용등급을 가진 사람들이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신용 팽창 규모와 함께 수혜자들을 고려하면 양적완화는 본래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준금리가 낮게 유지되면서 대형 은행들은 모기지 관련 비용을 낮출 수 있었지만 고객들에 부과되는 금리는 낮추지 않았다는 평가다.
후스자르는 연준의 양적완화는 처음 도입됐을 때 금융시장의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일부 효과가 있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경기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금융자산 가격이 미친 듯이 뛰어올라 블랙록의 래리 핑크 씨와 같은 전문가들조차 '거품'이란 지적을 내놓고 있는 상황인데, 미국은 아직도 경제 성장을 너무 월가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버냉키 의장은 후임자 옐런 부의장과 함께 '이례적인 조치지만 안 한 것보다는 낫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연준이 워싱턴의 기능을 보완하는 책임을 다 한 것이라는 태도를 취했지만 정작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월가에 양적완화라는 새로운 '대마불사' 정책을 취해준 연준"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후스자르는 앞서 WSJ 기고문에서 자신이 MBS 매입을 담당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2008년 초에 7년간 몸담던 연준을 떠나 월가로 왔는데, 2009년 봄에 예상치 않게 연준으로부터 증권매입을 담당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고 고백했다. 그가 요청 받은 임무는 12개월 내에 1조 25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증권을 매입하라는 것이었다.
후스자르는 "앞서 연준을 떠났던 것은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잃어가고 너무 월가에 우호적인 기관이 되어간다는 점에 회의했기 때문인데, 고위 간부들이 과거 잘못을 인정하면서 월가를 반드시 개혁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바람에 다시 신뢰를 가져보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다시 연준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몇몇 담당자들이 QE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소귀에 경읽기였다. 미국 납세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