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 수익률이 3일만에 하락했다. 발행 실적이 호조를 이루면서 ‘사자’가 몰린 결과다.
유로존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자가 마이너스 금리 및 자산 매입을 시행할 가능성을 제시한 가운데 국채시장이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독일 국채가 상승세를 나타냈고, 이탈리아의 국채 발행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bp 하락한 2.735%에 거래됐다.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3bp 내린 3.834%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이 1bp 떨어졌고, 5년물 수익률 역시 약보합을 나타냈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240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를 2.75%의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2.756%를 소폭 밑도는 것이다. 응찰률은 2.7배로 지난 9월 2.58배에 비해 높았다.
월가 투자자들은 발행 결과에 대해 호평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축소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가운데 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발행 호조에 따른 것이라는 진단이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의 레이 레미 채권 헤드는 “발행 결과가 매우 훌륭했다”며 “이번 발행 결과만으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65%까지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달 연준이 통화정책 회의에서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테이퍼링에 대한 경계감은 전반적으로 전날에 비해 낮아졌다. CRT 캐피탈 그룹의 이안 린젠 국채 전략가는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현 수준의 수익률은 매력적인 국채 매수 기회”라며 “반면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하락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마이클 리스터 채권 전략가는 “연준의 테이퍼링이 내년 3월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변함이 없다”며 “내년 1분기 국채 수익률 상승 압박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에서는 ECB의 페트르 프레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당장 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필요할 경우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자산 매입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금융시장에 파장을 일으켰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bp 하락한 1.74%에 거래됐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bp 하락한 4.12%를 나타냈다. 스페인 10년물 수익률도 2bp 떨어진 4.10%에 마감했다.
발행 결과도 긍정적이었다. 독일이 40억유로 규모의 2년 만기 국채를 0.1%에 발행, 지난달 발행금리 0.19%보다 낮은 비용에 자금을 조달했다.
이탈리아도 15억유로 규모의 2044년 만기 국채를 4.99%에 발행,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이탈리아는 4년 만기 국채를 포함해 총 55억유로 규모로 국채를 발행했다.
유로존 경제 지표는 후퇴했다. 9월 산업생산이 0.5% 감소, 전월 1% 증가한 데서 후퇴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0.3%보다 감소폭이 큰 것이다.
RIA 캐피탈 마켓의 닉 스타멘코빅 전략가는 “산업생산 둔화가 독일 국채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며 “투자자들이 궁극적으로 기다리는 것은 재닛 옐런 연준 차기 의장 지명자의 청문회”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