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영업익 10조시대…스마트폰·반도체 '훨훨'
[뉴스핌=이강혁 김양섭 기자]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분기 매출도 60조원 고지를 코앞에 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이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글로벌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유지·확대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실적 만큼이나 곳간에는 현금도 가득 쌓였다. 3분기말현금은 52조6800억원으로 지난 2분기 46조9900억원보다 5조6900억원이 늘어났다. 순현금은 40조9300억원으로 사상 처음 40조원을 돌파했다. 불어난 현금이 향후 어떤 용도로 쓰여지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10조160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 2분기 기록했던 최고치 9조5300억원보다 6300억원(6.6%) 늘어난 것이다. 매출액은 59조8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57조4600억원보다 1조6200억원(2.81%) 증가했다.
◆스마트폰·반도체, 분기 최대 실적 견인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17.2%를 기록했다. 이는 연결기준으로 실적을 발표한 2010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은 16.59%였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3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은 갤럭시 시리즈를 주축으로 한 IM(IT·모바일) 부문의 선전과 반도체 부문의 호실적이 주효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분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과 주력 제품의 가격 경쟁 심화 등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됐지만 메모리 수요 강세에 힘입은 반도체의 실적 성장과 더불어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의 판매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문은 매출 9조7400억원. 영업이익 2조6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됐다.
이는 D램의 경우 20나노급 공정 전환을 지속 추진하면서 모바일·서버향제품군과 게임기향 D램 판매 확대를 추진했고, 낸드 플래시의 경우 10나노급 공정 전환과 고부가·차별화 제품 판매로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다.
IM 부문은 매출 36조5700억원과 영업이익 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각각 3%와 7% 증가한 수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 증가와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 집행 등이 조화를 잘 이룬 덕분이다.
갤럭시 S4와 갤럭시 노트 3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꾸준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도 늘어나면서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또, 갤럭시 탭3 등 태블릿도 7월부터 본격 판매되면서 전분기 대비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
CE(소비자가전) 부문도 선전했다. 매출 12조500억원, 영업이익 35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각각 6%와 18%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다. 에어컨 등 계절을 타는 제품의 판매 감소가 실적에 반영되면서 전체 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TV의 경우 글로벌 시장으로 UHD(초고선명) TV 확산, 50형 이상 대형 사이즈 판매 확대, 보급형 전략 제품 라인업 강화 등으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증가했다.
반면 디스플레이 패널(Display Panel) 부문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900억원과 98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각각 1%와 12% 감소했다. 스마트폰 제품 중심으로 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판가 하락과 OLED 생산능력(CAPA) 증설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영향 때문이다.
◆4Q도 실적 행진..24조원 이상 투자 집행 예상
삼성전자는 올 4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 경제의 불확실성과 업체간 경쟁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실적 행진을 이어갈 계획이다.
우선 반도체의 경우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실적 개선을 지속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AP 매출 증가가 예상되며 '아이소셀' 적용 고화소 이미지센서 출시 등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되기 때문이다. 차세대 공정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역시 대형 LCD 패널을 중심으로 판가 하락이 지속되는 등 어려운 시장 여건이 예상되지만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생산 효율 개선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OLED 패널의 경우 감가상각비, 미래 대비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제품, 원가경쟁력 제고에 주력하면서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휴대폰의 경우 4분기 성수기를 맞아 시장 수요 강세는 지속되겠지만 업체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태블릿 매출 확대를 통해 견조한 실적 달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갤럭시 노트 3의 글로벌 판매처 확대와 갤럭시 기어 판매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풀 라인업 전략에 따라 보급형 스마트폰의 판매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TV 부문은 4분기 성수기로 접어들지만 글로벌 업체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만의 독창적인 디자인과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강화하는 한편 실속형 LED TV와 지역특화 제품으로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생활가전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보급형 모델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반도체 2조6000억원, 디스플레이패널 1조9000억원 등 총 6조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시설투자 총액은 15조원이다.
4분기에는 국내에서 D램 공정 전환, 연구소 건립 등에 투자하고 중국의 시안 반도체 공장 건설과 쑤저우 LCD 공장 투자로 연간 투자 규모는 당초 예상인 24조원 이상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순현금 40조원 돌파..불어난 현금 어디에 쓸까
최대 실적 만큼이나 곳간에는 현금이 계속 쌓여가고 있다. 3분기말 기말현금은 52조6800억원으로 지난 2분기 46조9900억원보다 5조6900억원이 늘어났다. 순현금은 40조9300억원으로 2분기 33조1600억원보다 7조7700억원 늘어났다. 최근 시게이트 주식 매각으로 1조6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추가 확보하는 등 현금 비축이 늘어나는 상태여서 4분기말 현금성자산은 사상 최대를 다시 갱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금부자' 삼성전자가 이처럼 늘어난 현금을 어디에 쓰느냐는 관련업계의 당연한 관심사다. 스마트폰에 편중된 수익구조 탈피를 위해 다양한 현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올 시설투자는 이미 60% 가량 진행됐다는 점에서 4분기에는 신수종 사업 육성에 상당한 뭉칫돈이 쓰여질 가능성도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대규모의 인수합병(M&A)을 점치기도 한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사업구조 개편이 물살을 타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내 사업개편 작업이나 계열사 투자 목적의 지분매입 등에도 현금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글로벌 시장이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내년 경영계획도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 어느 방향에서 진행되느냐에 따라 사업부문별 포트폴리오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