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천연가스의 한국 수출을 위해 동해 해저를 따라 가스관을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같은 구상을 제안했다. 통신에 따르면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와 한국을 잇는 해저 가스관의 길이는 650km에서 900km 정도가 될 것이며 동해 수심은 최대 3km에 이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동해 해저 지형의 복잡함을 이유로 가스관 건설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해저 가스관 건설안은 기존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가 북핵 문제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나와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 경유 가스관의 경우 총연장 길이가 1100km 정도에 달하며 건설 비용은 2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 당시 러시아와 한국은 러시아 극동에서 출발해 북한을 거쳐 한국까지 연결되는 가스관 건설 사업에 합의한 바 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가스관 건설은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협상에도 불구하고 당사국인 남북한 및 러시아 간 의견차로 사업이 진전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북한 경유시 가스관의 안정성 문제 및 가스 공급가에 대한 한국과 러시아의 의견이 맞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해저 가스관 건설안이 새로운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중순 예정된 푸틴 대통령의 방한 때 가스관 건설 사업안도 정상회담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