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가격과 충전방식 ‘일장일단’
[뉴스핌=김기락 기자] 국내 전기차 경쟁 구도가 제주에서 내륙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이 이달 경남 창원시에 전기차 공급을 앞두고 있어서다.
또 창원에 이어 전남 광주, 경북 포항, 충남 당진 등이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 지역인 만큼 이번 창원시 전기차 공급 결과가 다른 지역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르노삼성차가 약간 우세하나 전기차 사업이 이제 막 시작 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속단하긴 이르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판매 가격과 충전방식이 골자다.
창원시는 2015년까지 총 300대의 전기차 민간 보급 목표를 세우고 연내까지 관공서용 20대, 민간용 30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이달 7일부터 16일까지 신청을 받아 오는 21일 전기차 보급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제주에 전기차 SM3 Z.E.를 107대 공급하기로 한 만큼 창원시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에서 SM3 Z.E. 선택율은 66%, 한국지엠의 스파크 EV는 14대로 전체 160대 보급 대수의 10% 미만이다. 일단 공급 대수 면에서는 르노삼성차가 기선을 제압한 것이다.
업계는 SM3 Z.E.가 경차 기반의 스파크EV 보다 차체와 실내 공간이 큰 점이 소비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이번 창원시 전기차 공급 결과에서 반전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주에서 전기차를 최종 추첨한 방식은 어떠한 차종에 들어온 신청 만큼의 비율을 그 차종에 배정하는, 즉 비례제를 따랐기 때문에 SM3 Z.E.의 공급 대수가 많았다는 게 한국지엠의 주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창원시 민간 보급용 전기차 선정은 개인 최대 1대, 기업 최대 2대를 말 그대로 ‘원하는’ 전기차 신청이 이뤄질 것”이라며 “창원에서의 승부가 어떤 결과를 낼지 GM과 한국지엠 등 회사 내부적으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SM3 Z.E.는 크기ㆍ충전 방식…레이EV, 가격 우세
르노삼성차는 SM3 Z.E.가 국내 유일의 준중형급 전기차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쟁 차종인 스파크EV와 기아차 레이EV와 비교 시 크기와 실내 공간이 여유롭다는 것이다.
스파크EV는 현재로선 공용의 급속충전소를 이용할 수 없다. 환경부가 지난 2011년 말 선보인 레이EV의 충전방식인 차데모 방식의 급속충전기를 보급했기 때문이다. SM3 Z.E.도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이에 따라 환경부는 100개에 달하는 이 급속충전기는 연말까지 SM3 Z.E.도 사용할 수 있도록 듀얼로 개조하고, 신규 투입할 급속충전기 100기를 듀얼로 공급할 방침이다.
스파크EV가 공용 급속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이유는 GM이 사용 중인 콤보방식 때문이다. 내년 출시 예정인 BMW 전기차 i3도 스파크EV 급속 충전방식과 똑같다.
환경부는 이와 관련 충전시설 표준 및 인증 업무를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과 협의 중이다. 협의 후에는 스파크EV 판매되는 지역에 콤보방식의 충전시설을 설치, 충전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콤보방식 관련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며 “환경부 및 충전기 제조 업체들과 협력하는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도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1회 충전 후 주행거리가 기존 자동차 대비 짧기 때문에 수시로 이용할 수 있는 급속 충전기 보급에 따라 전기차 업체의 희비가 달라질 것으로 보는 한편 내수 보다 더 큰 수출 시장에 맞춰 다양한 충전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시각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
* 제원표 : 그래픽 송유미 미술기자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