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시장이 2007년 부동산 버블이 붕괴됐던 당시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채 수익률 상승을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이 아닌 해외 투자자들이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005년 미국 정책자들은 주택 가격이 전국 기준으로 하락하는 일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일부 지역에서 내림세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시장 전반의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주택시장 버블이 붕괴되면서 이들의 호언장담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국 정책자들은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절대 매도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들에게 미국 국채를 대신할 만한 대체 자산이란 생각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유지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이 제한적일 것으로 정책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지표에서 드러나듯 미국 국채와 관련된 정책자들의 판단도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빗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외국인 투자자는 미국 국채를 408억달러 규모로 순매도했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또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장기물 증권을 5개월 연속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1~2위 채무국인 중국과 일본의 국채 순매도 규모가 400억달러에 달했다.
펜토 포트폴리오 스트래티지의 마이클 펜토 대표는 “연준의 무제한 자산 매입에 대한 약속 없이 시장의 자율에 의해 금리가 결정된다면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7%에 이를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매입하는 유일한 이유는 연준이 국채 가격에 버팀목이 돼 줄 것이라는 기대”라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양적완화(QE)가 장기물 국채 수익률을 비현실적인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과 마찬가지로 테이퍼링은 국채 수익률을 가파르게 상승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준이 자산 매입을 줄이고 더 나아가 매도에 나설 때 외국인 투자자 역시 같은 행보를 취하면서 수익률 상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펜토 대표는 가까운 시일 안에 미국 시장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