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지원하고 있는 유로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해 브라질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잠잠한 것 같았던 IMF 내부 갈등이 재점화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에 대한 IMF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재정적 지속가능성 여부를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IMF의 유로존 구제 프로그램이 좀 더 현실적인 쪽으로 전면 개혁될 필요가 있다면서 “유럽의 재정 긴축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과도하고 상당히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IMF 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는 110억 유로의 추가 지원을 필요로 하고 부채 상각 규모도 확대돼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앞서 브라질 출신 파울로 노게이라 바티스타 IMF 이사는 그리스의 채무상황 능력에 의구심을 보이면서 IMF의 구제금융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만테가 장관은 이 같은 바티스타 발언이 브라질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밝히며 갈등을 잠재우는 듯 했지만 이날 다시 입장을 선회하면서 먹구름을 드리운 것.
브라질 바티스타 이사의 발언은 단순히 개인 입장이 아니라 유로존 부채 위기에 대한 선진국과 신흥국 간 입장차를 시사한 것일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다만 만타게 장관은 이날 “그리스 프로그램을 개선해야 하지만 여전히 자금은 지원해야 한다. 차기 지급분에 대한 승인을 해야 한다”면서 그리스 구제금융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만테가 장관은 ‘환율 전쟁’이란 표현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던 인물로, 선진국들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숨기지 않는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애널리스트들 일각에서는 브라질 경제가 취약해지자 만테가 장관이 통화나 경제 정책과 관련해 선진국에 대한 도전적 태도를 다소 누그러뜨리려 하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