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지주회사들의 주가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LG SK CJ 두산 한화 LS 등 주요 그룹 지주회사들의 주가는 보유자산 가치 대비 평균 37.5%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 자산대비 주가 할인율 과도 '바닥 징후'
증권가에서 지주회사 주식을 분석할 때 흔히 사용되는 주가 할인율은 보유 자산가치를 어느 정도 시장에서 반영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지표다. 할인율이 높다면 주가가 자산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주사들의 주가가 이처럼 하락한 주된 이유는 그동안 경기불황으로 주력 계열사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장 자회사들의 주가가 먼저 빠졌고 따라서 지주사들의 주가 낙폭도 비교적 크게 형성됐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지주회사들의 주가는 바닥 수준으로 낮게 형성됐다"고 지적하고 "주가 할인율이 높은데다 자회사 경쟁력이 확대되는 지주사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정부 규제강화 부담…실제 영향 크지 않을 듯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불어닥친 새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지주회사 주식들은 매수세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지주사들은 각 그룹의 사업 계통상 최정점에 있다. 따라서 그룹에 대한 규제는 지주회사의 규제가 될 수 있고 자회사 영향보다는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대상이 되는 내부거래의 경우 대부분 물류사업이나 광고사업, 시스템통합(SI)사업 등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실제 기업들은 내부거래를 줄이고 일감을 개방하고 일부 기업들은 사업철수를 선언하기도 하면서 자율 조정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미리 대처하고 있어 이에 따른 영향이나 타격은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순환출자 해소 건의 경우도 정부는 신규 순환출자는 제한하고 기존의 경우는 자율적인 해소로 유도할 전망이어서 점진적 해소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 재벌기업 오너들과 함께 투자 "장기적 관점"
지주회사 주식들은 재벌기업 오너 일가들이 장기간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라는 점이 매력이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해도 무리가 없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기관이나 펀드가 살수 있는 수준의 높은 시가총액을 보유하고 있어 접근성이 높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선임연구원은 "지주회사 주식은 다양한 사업군을 가진 하나의 펀드로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대부분 자산가치 대비 디스카운트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펀드보다 더 적극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가 가능하다"면서 "예컨대 자회사 업황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면 지주회사는 적극적인 사업관리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주력 자회사들의 업황이 개선돼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할 때 지주회사 주식을 사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어떤 경우는 상장된 주력 자회사 주가 만큼이나 변동성이 높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그룹별 주력 업종 포트폴리오에 투자 효과
지주사 투자의 또다른 메리트는 다양한 그룹 자회사들의 업종별 포트폴리오를 챙길 수 있다는 점이다.
지주회사 LG의 경우 주력 계열사들은 전자업종과 화학업종에 분포돼 있다. 또한 최근까지 LG생활건강과 LG유플러스 등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는데 앞으로 LG전자의 실적까지 개선된다면 분명 LG주가는 양호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 가능성으로 지주사들의 업황이나 실적도 산업재 비중이 높아지는 쪽으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따라서 지주회사 가운데서는 두산이 산업기계 전자부품 정보통신 등의 업종을 거느리고 있어 경기활성화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에너지 반도체 통신서비스 분야를 거느린 SK와 해외 수주 또는 현지 진출을 통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LS와 CJ 등도 관심이다.
김장원 팀장은 "지주회사 특성상 주가는 앞서가기 보다는 같거나 한발 늦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또한 자회사 실적에 연동되기 쉬우므로 주력 업종의 흐름에 투자 포인트를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