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파행 끝 내일 주총서 신임 사장 확정할 듯
[뉴스핌=홍승훈 기자] 지난해 매출 35조원 규모의 매머드급 공기업 한국가스공사가 창사 이래 첫 내부출신 사장을 품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83년 가스공사 설립이래 전두환 정권시절엔 퇴역군인, 이후 정치인, 전직 관료, 민간기업 출신 낙하산 인사로만 얼룩졌던 가스공사에선 신임 사장 선임을 앞두고 최초의 내부출신 사장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무르익고 있다.
MB맨으로 알려진 주강수 전 가스공사 사장이 지난 4월 사의를 표명한 뒤 사실상 넉달째 사장 공백상황인 가스공사측은 이번만은 예정된 수순대로 23일 임시주총서 신임 사장이 선임되길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오는 23일 임시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6월과 이달 초 두 차례 파행을 거듭한 끝에 세 번째 열리는 임시주총이다.
이번 임시주총의 주요 안건은 신임 사장 선임 문제다. 최근 관치논란에 휩싸이면서 초기 유력시되던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에서 장석효 전 가스공사 본부장(사진)에게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다만 공사 일각에선 이미 두 차례나 연기된 주총이 혹시나 이번에도 연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남아 있다.
신임 사장으로 유력시되는 장 전 본부장은 서울 출신으로 중동고와 인하대 무역학과를 나와 가스공사에 입사했으며 운영과장, 비서실장, 도입처장, 자원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가스공사 근무시절 미국 미네소타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고 지난 2000년 미국 텍사스주립대 대학원에서 에너지경제학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박청원 기조실장은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번 주총과는 달리 내일 가스공사 주총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신임 사장 선임도 확정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최근 언론보도에 언급된 장 전 가스공사 본부장의 내정설에 대해선 "내일 주총서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가스공사는 지난 6월 25일 주총을 열고 사장 선임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정부측 선임 연기요청으로 7월 9일로 연기됐다 이날 역시 미뤄지며 두 차례 파행을 거듭해왔다.
당시 산업부측은 "인사검증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연기를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정부 안팎에선 관료출신 인사의 공공기관장 비판이 거세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공기업 인사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한데 따른 지연 인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가스공사 차기 사장이 유력시되던 김정관 전 지경부 2차관에 대해 청와대가 원점에서의 재검토에 착수했고 장고를 거듭한 끝에 결국 가스공사 내부 출신인 장 전 본부장을 선임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는 전언이다.
가스공사의 한 관계자는 "내부에선 세간에 알려진 것과 같이 장석효 본부장의 사장 선임 가능성이 현재까진 높은 것 같다"며 "장 본부장 내정설이 나온 시점이 지난 11일 산업부 장관의 청와대 보고 직후라는 점에서 청와대의 언질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가스공사 홍보실 관계자는 "내일 예정대로 임시주총이 열릴 예정"이라며 "아직 (신임 사장으로) 누가 될 지는 모르지만 분위기는 언론 방향대로 갈 것 같다"고 조심스레 전해왔다.
가스공사 신임 사장이 선임될 경우 당장의 현안으로는 천연가스 직도입법 확대 이슈, 정부의 자원개발 동참 이슈, 공석 중인 임원인사 등이 있다.
한편 가스공사는 지난 5월 차기 사장공모에 총 8명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이 중 길준선 전 가스공사 사업개발본부장,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2차관(현 삼성생명 사외이사), 박종곤 전 SK모바일에너지 대표, 이인식 전 여성부 차관(현 JW중외제약 사외이사), 장석효 전 한국가스공사 자원사업본부장 등 5명이 서류전형을 통과한 바 있다. 이후 김 전 차관과 장 전 가스공사 본부장간 2파전으로 압축됐으나 최근 관치논란이 거세지며 내부출신인 장 전 본부장쪽으로 무게추가 기운 상태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