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감소에 입주물량 평년치 밑돌아..정비사업 이주도 불안요소
[뉴스핌=이동훈 기자] 전셋값 고공행진이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입주물량이 평년치를 밑돌아 신규매물이 부족한 데다 집값 하락에 전세수요 쏠림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재건축·재개발 이주수요도 전세난을 가중시킬 잠재 요소다. 서울지역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중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를 준비하고 있는 사업장은 49곳이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서초 신반포1차 등 일부 사업장은 관리처분인가 이전에 이주를 실시했지만 많은 사업장은 철거를 앞두고 이주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올해 입주물량 19만가구..지난 2008년 대비 60% 수준
전세난은 수급불균형이 근본적인 원인이지만 신규주택 부족에 따른 전세수요 정체현상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분양 감소는 결국 입주물량 부족으로 이어져 급증 추세인 전세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16일 부동산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입주물량은 18만5000여가구로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20만가구를 밑돌 전망이다. 올 상반기 8만4000여가구가 입주를 마쳤고 하반기엔 10만여가구가 입주예정이다.
올해 입주물량은 지난 2008년 32만가구의 60%에 불과하다. 2009년 28만5000가구, 2010년 29만8000가구, 2010년 21만8000가구 등을 기록했다. 2012년엔 입주물량이 17만7000가구로 최근 5년만에 처음으로 20만가구를 채우지 못했다.
특히 올해 서울지역의 입주물량은 2만1000여가구로 2008년(5만5000가구)의 38%에 불과해 신규물량이 크게 감소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츠센터장은 “입주물량이 적은 데다 취득세 감면 등 세제혜택이 끝나 집을 마련하기 보단 전세 재계약을 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매매시장을 활성화시켜야 전세시장이 숨통이 트이는 구조이지만 단기적 정책으로는 시장 환경의 변화를 불러오기 힘들어 전세난 문제는 쉽게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정비사업 이주 대기 3만여가구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이주수요도 지역적인 전세난을 가중시킬 한 요소다. 실제 지난해 말 서초구는 잠원대림, 신반포1차 등의 이주로 서울지역 중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혔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 중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진 사업장은 49곳, 3만여가구다. 이들 단지는 이주, 철거, 착공 등 사업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서초 우성3차는 올 연말 이주를 계획하고 있으며 서초 우성2차와 개포주공1·2·3·4 등 개포지구 1만3000여가구 등은 내년 초 이주할 계획이다.
통상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거주민들은 대부분 인근지역에서 살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세난이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하게 나타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서울지역 중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이 많아 이 지역의 전세난이 더 심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전세매물 부족과 매매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전세난 문제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전세난의 심각성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단기적인 부동산 규제완화 패턴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매매시장이 활기를 띠지 못해 서민들을 위해 도입한 전세제도가 왜곡되고 있다”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취득세율 인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한도 완화 등 시행해 매매시장을 살림으로써 전세시장을 정상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