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기아차와 르노삼성차가 ‘터보 신경전’을 벌인 가운데 터보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올바른 인식이 요구되고 있다. BMW와 아우디 등 유럽차는 터보 자동차가 대중화됐으나 국산차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20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더뉴 K5 시승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SM5 터보는 저배기량에 고가격 정책을 취했다. 이번에 책정된 가격이 경쟁사(르노삼성차)에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서춘관 기아차 상무는 현대차 쏘나타와 판매 간섭이 우려된다는 기자들 질문에 “쏘나타도 상당히 훌륭한 차”라며 “그룹 내 경쟁보다 경쟁사들의 실적 변화가 더 클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기아차가 더뉴 K5와 경쟁 관계인 SM5 터보를 비교한 것이다.
이 발언을 전해들은 르노삼성차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배포하며 반박에 나섰다.
르노삼성차는 “‘배기량이 높고 파워가 높다고 비싸게 팔아야 한다’, ‘적은 배기량이니 더 싸게 팔아야 한’라는 단순한 논리는 고객들의 수준을 자기들의 기준에 놓고 보는 오만한 행태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기아차에 돌직구를 날렸다.
이어 “SM5 TCE는 작은 엔진 배기량에 높은 출력, 우수한 연비를 갖춘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다운사이징 모델”이라며 “동일 배기량에서 단순 고성능을 내세운 경쟁사의 더뉴 K5 터보 차량과는 개발 콘셉트 자체가 틀린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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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업계는 우선 ‘업계 형님’인 기아차가 르노삼성차에 경솔하게 발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르노삼성차가 공식 반박 자료를 배포한 점도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회사가 자사 제품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아직 국내 대중화되지 않은 터보에 대한 소비자의 올바른 인식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양사가 주장하는 핵심은 성능과 연비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더뉴 K5 터보 모델은 2.0 엔진으로 3.0 성능을 갖춘 성능 중시형이다. 엔진 최고출력이 현대차 그랜저 3.0 수준인 271마력이다. 엔진 성능을 높이다보니 공인 연비는 10.3km/ℓ로 터보가 장착되지 않은 2.0 더뉴 K5(11.9km/ℓ) 대비 떨어지는 것이다.
반면 SM5 TCE 공인 연비는 13km/ℓ로 국내 가솔린 중형차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다. 다만 1.6 엔진 성능은 190마력으로 더뉴 K5 터보 대비 42% 낮다.
국내 모터스포츠 한 관계자는 “터보 자동차는 엔진 배기량과 터빈, 세팅에 따라 성능과 경제성이 좌우되는 만큼 소비자들은 사용 목적에 따라 정확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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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위 SM5 TCE, 아래 더뉴 K5<각사 제공>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