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중국 해외투자처로 급부상
[뉴스핌=강소영 기자] 아세안이 중국의 해외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자본이 대 아세안 투자를 통해 현지에 기간시설을 건설하고 자원을 확보하는 교역방식이 자리를 잡고 있다.
하이퉁(海通)국제증권의 수석애널리스트 후이판(胡一帆)은 최근 중국 경제뉴스 포털 재신망(財新網)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중국과 아세안 교역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중국과 아세안 간 '기간시설 건설과 상품 교환(Infrastructure-for-Commodities)' 방식의 교역이 양국의 상생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석화자원과 광산자원이 풍부한 아세안 국가에서 자원개발을 위해 대규모 기간시설도 건설하기 때문에 현지 경제에도 이익이라는 논리다.
중국은 이미 이러한 교역 방식을 통해 아세안의 자원을 다량 확보한 상태다. 캄보디아는 지난 2011년 국내외 24개 기업에 금광채굴권을 양도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중국 기업으로 알려졌다. 중국 둥팡(東方)전기는 최근 인도네시아에 315메가와트, 시가 8억 800만 달러 규모의 발전설비를 완공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2012년 중국 기업의 아세안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2% 늘어난 44억1900만달러에 달했다. 이로써 아세안의 전체 외자유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8.5%에 달했다.
한편, 후 연구원은 중국이 대 아세안 투자 확대를 통해 산업 구조 촉진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기반이 약한 아세안이 중국의 저가 제조업을 이어받으면 중국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아세안은 경제 발전의 '윈-윈'을 실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자국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아세안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해 중국의 거대 소비시장과 아세안의 원자재 시장을 결합해 생산부터 유통을 아우르는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그는 중국이 아세안을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전략적 진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위안화를 무역결재 통화로 사용하는 것이다. 위안화 무역결재 확대를 위해선 통화스와프 체결이 장려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말레이시아·태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여러국가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상태다. 대 아세안 무역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 중국은 위안화 무역결재를 통해 자국 통화의 국제화는 물론 적자폭 축소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후 연구원은 중국이 아세안의 자본시장에도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다수 아세안 국가의 자본시장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미얀마는 일본·태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15년까지 증권거래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도 아세안 국가의 자본시장 제도 확립 과정에서 이와 유사한 협력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