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현미 기자] CJ제일제당은 ‘미네워터’를 출시하며 먹는샘물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제품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 잡을 차별화가 절실했던 CJ는 마케팅 전략으로 ‘미네워터 바코드롭’을 선보였다. 미네워터를 구매한 소비자가 기부 의사를 밝히면 100원을 소비자 몫으로, 회사와 유통사가 각각 100원씩 기부하는 마케팅이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유니세프를 통해 아프리카 어린이의 먹는 물 해결을 위한 식수 정화제로 전달됐다. 소비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해에만 13억2500만원이 모였다. 매출도 두 배이상 급증했다.
미네워터 바코드롭은 대표적인 ‘코즈마케팅’ 성공 사례로 꼽힌다. 코즈(Cause)마케팅은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동시에 창출하는 활동이다. 국내에서 기업의 나눔 활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코즈마케팅에 주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네이버는 기부의 생활화를 목표로 지난 2005년부터 기부 포털 ‘해피빈’을 운영 중이다. 해피빈은 네이버 이용자와 자선단체(NGO·NPO), 후원 기업이 나눔을 실천하는 사업이다.
자선단체가 어려운 사연을 지닌 이웃을 추천하면 이용자가 클릭을 통해 해피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피빈은 한 개당 100원의 금전적 가치가 있다. 기업은 후원자로 참여한다. 지난 2012년까지 해피빈에 참여한 기부자는 800만명, 모금액은 300억원에 달한다.
해피빈은 기부를 쉽고 일상적인 활동으로 받아들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 위기와 외국은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시기에 명칭을 변경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코즈 마케팅으로 이를 극복했다.
SC은행은 은행 이용자의 재능 기부로 오디오북을 만드는 ‘착한도서관 프로젝트’에 나섰다. 2회에 걸쳐 시행된 이 프로젝트에는 10만명이 넘는 사람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홍보 효과도 쏠쏠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를 통해 90억원 상당의 홍보 효과가 났다.
정부도 코즈마케팅에 주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부터 ‘행복나눔N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행복나눔N캠페인은 참여 기업이 선택한 제품에 나눔(N)마크를 붙이고 이를 소비자가 구매하면 기업이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는 것이다. 현재 6개 후원사를 비롯해 대상·롯데홈쇼핑·미래에셋생명보험·보령메디앙스·삼성카드·홈플러스·CGV·LG생활건강 등 66개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
복지부는 10일과 11일 양일간 서울에서 열린 ‘제3회 국제나눔컨퍼런스’의 세부 주제로 코즈마케팅을 선정하기도 했다.
코즈마케팅 전문가들은 코즈마케팅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차별화된 접근 전략을 주문한다.
국제나눔컨퍼런스에 참여한 미국 코즈마케팅포럼의 데이비드 헤스키엘 대표는 “사회공헌이 기업의 일방적인 기부 행위라면 코즈마케팅은 기업은 사회적 이익을 함께 창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별로 코즈마케팅 접근이 달라야 한다”고 조언하며 “사업과 사회적 목표를 명확하고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미국 기빙스트롱 사의 크리스틴 그라함 대표는 기업의 역량에 맞춘 시행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라함 대표는 “기업의 예산을 제대로 파악한 후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며 “코즈마케팅 능력과 함께 이를 책임지고 수행할 인력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현미 기자 (hm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