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 임원들이 오는 6월7일 '신경영 20주년'을 앞두고 '열공'모드에 들어갔다.
젊은 직원들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신경영'에 상대적으로 무감한 만큼 임원들이 앞장서서 '회장의 깊은 뜻을 되새겨 보자'는 움직임이다.
28일 삼성의 한 계열사 임원은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임직원 대상으로 나눠줬던 신경영 본서가 있는데 이걸 요즘 다시 꺼내보고 있다"면서 "평소 임원들은 신경영 교육도 받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이니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공부는 필요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맥락에서 일부 계열사는 오래되고 낡은 신경영 본서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또 다른 계열사의 한 임원은 "회사 차원에서 신경영 책자를 새것으로 재편집해서 임원들에게만 최근 배포했다"며 "그 동안 많은 임원들이 교체되면서 책자를 어디에 놔뒀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 임원들의 이 같은 신경영 공부 열기는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초일류 기업 반열에 오른 삼성이지만 위기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도 위기론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조직의 긴장감을 불어넣은 바 있다.
실제 삼성은 신경영 정신으로 무장한 뒤 품질 위주의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며 초일류 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1993년 신경영을 시작으로 TV, 반도체, 휴대폰 등 세계 1등 제품들을 셀 수 없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환경은 녹록치 않다. 삼성에 대한 추격과 경쟁사의 공세 또한 만만찮다. 미래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 역시 계속되고 있다.
미래의 삼성을 위해 허리 역할을 해야하는 임원들에게 신경영 공부는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계기인 셈이다.
신경영 전도사로 유명한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열정락서 강연에서 "아직도 신경영과 현실을 비교해보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다시 한 번 신경영을 보고 공부하고 이건희 회장의 뜻을 실천하면 또 다른 삼성의 100년 후 비전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신경영 20주년과 관련한 특별한 대외행사를 계획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20대, 30대 젊은 직원에게 신경영이 삼성에 몰고온 변화와 혁신, 그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사내방송이 계획돼 있다.
오는 5일 첫 방송되는 1부에선 신경영의 배경과 국내외 성과를 위주로 신경영 대장정을 방송할 예정이고, 7일 2부에선 신경영의 체계도를 탐구하는 내용이 꾸며진다.
또, 일부 계열사는 자체적으로 신경영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6월을 '신경영의 달'로 지정한 상태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