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중국 태양광상품에 대한 임시 수입관세 부과를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가운데, 과반수 이상 회원국이 반대 입장을 밝혔다.
27일 주요외신들은 독일을 비롯해 영국, 네덜란드 등 14개 회원국이 이번 관세법안 상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관세에 찬성한 국가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국이며 나머지 회원국들은 중립적 입장을 취했다.
EC는 덤핑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태양광제조기업에 대해 평균 47%에 이르는 징벌적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내놓았다. 다음 달 6일까지 통과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던 이번 법안은 EU-중국 간 합의가 도출될 경우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위원회는 회원국 동의가 없더라도 자체적으로 임시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 반대 기류에는 중국의 압력과 더불어 중국시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회원국 내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 지는 EU국가들 사이에서 중국를 대하는 방식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분명히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중국기업들의 덤핑행위에 대해 당국에 최초로 이의를 제기한 기업은 독일 태양광기업 '솔라월드'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관세부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 26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이 나서서 EU와 중국간 분쟁 해결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이 보복조치에 나설 경우 독일 수출기업들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필립 뢰슬러 경제장관 또한 27일 리커창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관세조치가 불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종산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법안을 상정한 카렐 드 구트 통신부문 집행위원과 협상을 위한 비공식 회담을 가졌다. 구트 위원의 존 클랜시 대변인은 "(구트 위원이) 태양광 법안 사안와 관련해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클랜시 대변인은 "(EC는) 외부 압박를 피하고 유럽 전체의 이익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성명을 통해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