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 대안 그리고 경제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서 배당의 가치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과연,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배당이 좋은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적어도 투자 대안으로서는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윤창보 GS자산운용 전무는 "예전에 은행 예금 금리가 7~8% 이상 할 때야 배당이 별 매력 없지만, 지금은 배당이 차라리 낫다"며 "저금리시대, 고령화시대에 좋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전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를 하는 경향이 강해 그간 배당이 별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하지만, 요즘 같은 저금리 저성장시대가 이어지는 한 배당의 인기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일본의 경우 평균 배당수익률이 2%로 우리나라의 1.2~1.3%와는 큰 차이가 있는 바, 일본 금리 수준이 0% 대인 것을 감안하면, 2% 수익은 엄청난 것이란 설명이다.
배당 투자 활성화에 있어서 특히 문제되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당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배당이 너무 적다"며 "미국같은 경우는 주주자본주의가 확실히 자리잡아 배당을 무척 중시하고 있다"고 짚었다.
즉, 과거 고성장시대에서야 투자에 힘쓰는 게 옳은 방향이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 이에 더해 효율성 측면에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보유 현금 규모가 너무 큰 것도 바람직하진 않다는 지적이다.
윤창보 전무는 "현재 우리나라 기업 부채비율 수준이 200% 미만으로,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훨씬 적다"며 "기업이 돈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장시대면 투자하는 게 맞지만, 저성장시대에 투자를 고집할 경우 비효율적인 막무가내식 투자가 생겨날 수 있다"며 "주주 돈을 가져다 돈을 벌었으니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데, 지금까지는 너무 안 줬다"고 덧붙였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간 고성장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배당이 적었던 것으로 한국 기업이 태생적으로 배당을 안 한다고 볼 순 없다"며 "다만, 이제는 저성장시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배당이 늘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배당은 투자 대안으로서 뿐만 아니라, 증시 또는 경제 활성화에도 다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창보 전무는 "배당하면 기업 자금 조달 쉬워지고, 주가도 오르는 등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작은 것을 주고 큰 것을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직접적인 증시 활성화 방안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다만, 저금리 상황에서는 배당을 늘리면 주식시장 매력도 올라가고 그렇게 되면 투자자 유입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