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상당 규모의 자금이 사모펀드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를 중심으로 사모펀드가 투자 기업에서 발을 빼면서 해당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 자금을 상환하는 추세가 두드러진다. 일부 자금은 사모펀드에 배당 형태로 지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저금리를 틈타 사모펀드가 잇속을 챙기는 반면 기업 부채가 증가, 투자 리스크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 사이에 배당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이른바 배당 자본재구성 규모가 지난해 2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1년 37억달러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증가 추이는 올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딜로직의 설명이다.
아시아 역시 2010년과 2011년 거의 전무했던 기업의 배당 자본재구성이 지난해 초 이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례로, 노드 앵글리아 에듀케이션은 지난해 이후 총 4억750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이 가운데 3분의 1을 사모펀드의 배당 지급에 투입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의 크리스토퍼 리 기업 신용등급 분석 매니저는 “배당 자본재구성과 투자자금 상환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자금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법률회사 래덤 앤 왓킨스의 브라이언트 에드워즈 파트너는 “아시아 지역의 경우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이 시들해진 데 따라 사모펀드 업계가 투자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었으나 금리가 하락 추이를 지속하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회수 및 배당 지급이 두드러지게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해 이후 이어진 기업의 회사채 발행 추이가 시장 정점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JP 모간의 마크 폴리트 투자등급 채권 헤드는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해야 하는 것은 회사채 구조”라며 “공격적인 형태가 늘어날수록 시장 과열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이체방크의 진 첸 회사채 리서치 헤드는 “아시아 지역의 사모펀드 투자는 단독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자금 회수가 더욱 쉽지 않다”며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상환은 특수 상황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