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주변국 국민들이 독일로 몰려들고 있다. 스페인의 실업률이 27%에 이르는 등 극심한 침체가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독일 이민 증가폭이 약 20년래 최고치에 달했다.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이민자 수가 108만명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 급증한 것으로, 증가폭이 1995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남부의 부채 위기 국가에서 독일 행을 택하는 이들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지난해 독일 이민자 수가 전년 대비 40% 급증했다.
독일은 유로존 회원국 가운데 부채위기에서 가장 강한 면역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비스업와 제조업 지표가 두드러지게 악화, 시장 전문가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여전히 유로존의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독일 이포 연구소의 볼프강 나글 연구원은 “최근까지 독일은 인구 수출국이었으나 상황이 역전됐다”며 “주변국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들이 독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독일 주요 도시에서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독일어에 능통하지 못한 이민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지만 교육 시스템을 포함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이민자 급증이 독일에 상당한 반사이익을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엔지니어링과 헬스케어, IT 등의 기술력을 지닌 인구 유입으로 산업 활동이 향상되는 한편 주택시장 역시 활기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SVR의 크리스틴 란젠펠드 회장은 “사회적으로 커다란 관심을 끌지는 못했지만 유로존 회원국에서 유입되는 이민자들이 다양한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밖에 이민자들은 고등교육 수요를 늘리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