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출범 2달만에 추경…세부사업 30% 부적합 지적도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정부가 지난 16일 17조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한 가운데 국회에서 추경편성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점차 커지고 있다.
정부를 대표해 정홍원 국무총리가 추경편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정부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하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추경이 민생안정과 경기회복을 위한 애초 목적보다 사회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손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부의 추경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정부 출범한지 두 달만에 추경을 하는 것이 맞느냐, 추경도 세출예산(정부지출)보다 세입(세금부족)과 관련됐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김현미 의원도 "추경으로 적자재정이 됐는데 지난해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과도하게 부풀려 분식회계한 것이 아니냐"고 따졌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 회의실에서 열린 제315회 임시국회에서 정흥원 국무총리가 박근혜 대통령 시정연설 대독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지난 24일 추경을 심사하기 위해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야당의원들이 지난 정부의 잘못된 경제예측 등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하라고 요구한 뒤 이를 정홍원 국무총리가 거부하자 회의장에서 퇴장하는 파행을 겪었다.
결국 오후에 속개된 회의에서 정홍원 총리가 정부를 대표해 "추경예산안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공식 사과하면서 예결위가 계속될 수 있었다.
또 추경예산안에서 세금이 모자라는 부분을 매꾸는 12조원을 뺀 5조3000억원의 사용처를 놓고도 비판이 제기된다. 추경의 요건에도 맞지 않는 사업에 예산이 편성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사업이 추경에서 500억원이 추가 편성됐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자 국민적 합의를 통해 추진된 과학벨트 부지매입비는 추경에서 한 푼도 배정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지난 23일 ′2013년도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정부가 편성한 추경 예산안에는 유사·중복되거나 시급하지 않은 사업은 물론 올해 집행 가능성이 작거나 사업 계획이 미비한 예산까지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예결위도 추경예산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추경예산안에 포함된 세부사업 가운데 30% 가량이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예결위는 보고서에서 "집행 가능성이나 사업계획, 예산규모, 법적 근거 등에서 71개 추경사업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적합 사업을 유형별로 보면 ▲시급하지 않거나 경제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효과가 떨어지는 사업 19개 ▲계획이 부실한 사업 12개 ▲집행 가능성이 낮은 사업 13개 ▲예산이 과다 산정된 사업 10개 등이다.
아울러 이번 추경이 민생안정과 경기회복보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위한 추경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번 추경은 일자리 중심 민생안정과 경기회복, 다만 그 내용에 있어 민생 추구하다보니 국정과제와 다소 일치한다. 추경 의도는 공약 집행을 위한 추경은 아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