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자동차 시장 운영권을 둘러싼 외국 기업과 중국 본토 기업 간의 신경전이 뜨겁다. 영업이익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해외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분야까지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자동차 기업은 수출 외에 중국 현지 생산을 통한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자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기존의 합자기업은 외국 기업이 기술과 생산, 중국 현지 기업이 판매와 시장 관리를 담당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생산과 기술관리를 통한 수익에 만족하지 못하는 외국 업체들이 판매와 시장 관리에 관한 발언권과 경영권 확대를 요구하면서, 중외 합자 자동차기업 설립이 곳곳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둥펑(東風)자동차와 합자 설립을 진행 중인 프랑스의 르노자동차는 생산공장 외에 별도로 합자 판매 회사 설립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닛산 역시 판매 경로 확보를 위해 기회를 옅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2012년 5월 인피니티의 중국 생산 계획을 밝힌 닛산이 아우디를 거울 삼아 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모색 중인 것으로 추측했다.
아우디는 수입 업무을 전담하던 아우디차이나를 철수하고, 해당 업무를 이치자동차·폭스바겐 과 아우디가 새로 설립한 판매사업부로 이관했다.
닛산이 아우디의 방식을 따르게 된다면, 닛산은 중국에서 인피니티의 생산은 물론 판매까지 관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인피니티 중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중국측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고, 업계는 양측이 업무와 경영범위를 둘러싸고 심각한 의견차이에 봉착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국 기업은 시장 관리와 판매 업무까지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관리비와 원가 절감은 물론 수익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국 기업이 판매에까지 관여하게 되면 그 영향력은 점차 가격결정, 사후 관리 및 부품 분야에까지 확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대 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기도하는 외국 기업의 계획은 중국 정부의 정책때문에 좌절 될 수도 있다.
중국 정부는 '승용차 기업 평균 연비 계산 방법'이라는 규정을 5월 1일부터 시행예정이다. 이 규정이 시행되면 독립법인의 모든 차량은 평균 연비를 2015년 6.9리터/100km, 2020년 5.0리터/100km 까지 단계적으로 낮춰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합자 기업이 별도로 판매법인을 설립할 경우 계산 방식에 변화로 인해 표준안을 준수하기 힘들어 질 것"이라며 외자 기업의 판매 업무 장악을 위한 단독 판매법인 설립이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