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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이팔성 줄줄이 사퇴…홀로 남은 어윤대 선택은?

기사입력 : 2013년04월14일 17:14

최종수정 : 2013년04월14일 18:36

잔여임기 고려, 사퇴 보단 '연임 여부' 관심

[뉴스핌=노희준 기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이제 관심은 이른바 금융권 'MB 4대 천황'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게 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선택에 쏠리게 됐다.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사퇴로 점쳐졌던 금융권 'MB맨'들의 줄줄이 사퇴가 이 회장의 중도 하차로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5일 외부 일정인 '2013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 어 회장이 참석하기로 돼 있어 '금융권 새판짜기'의 한복판에 남게 된 어 회장이 어떤 말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왼쪽),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오른쪽)

이 회장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적인 사퇴의사를 밝혔다. 지난 4일 공식적으로 이임식을 갖고 사임한 강 전 회장에 이은 금융권 'MB맨' 금융지주 회장의 두번째 사퇴 사례다.

이 회장의 사퇴에는 사실상 박근혜 새 정부의 물갈이 의사가 반영됐다는 게 중론이다. 이 회장은 그간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 내년 3월까지의 잔여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지난주 이 회장에게 조기에 물러나 달라는 '최후 통첩'을 날린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고위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 회장은 거취와 관련한 어떤 내색도 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메시지로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남은 임기에 대한 완주 의지를 드러냈던 이 회장마저 이 같은 박근혜정부의 금융권 새판짜기의 의지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어 회장의 거취 표명에 다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어 회장은 최근 이 회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융당국의 우회적인 사퇴 압박에서 한발짝 빗겨 서 있는 모양새였다. 어 회장의 임기는 오는 7월 12일로 석달이 채 안 남은 데다 KB지주는 공기업인 예금보험공사(56.97%)가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와 달리 순수 민간회사이기 때문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KB지주의 지배구조 문제는 제도적인 문제라서 정책적인 문제로 얘기할 수 있지만, 민간회사(인사)에 대해 뭐라 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어 회장 역시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기에 직면하고 있다. KB지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곧 활동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 회장의 임기 종료일에서 사전에 필요한 주총 공고(2주)와 이를 위한 이사회 소집(1주), 실제 회추위가 활동되는 시기(한달 반가량)등을 역산하면 내달 초에는 회추위가 가동돼야 한다.

실제 KB지주 한 사외이사는 최근 "4월말에 있는 분기 이사회에서 (회추위 일정 등을) 어떻게 할지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KB지주는 오는 26일 1분기 성과보고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회추위 일정 등에 대한 얘기가 오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어 회장은 현재 거취 문제에 공식적으로는 함구하고 있다. KB지주 관계자는 이날 이 회장의 사퇴 소식 이후 "(이 회장 사퇴로 어 회장 거취와 관련해) 나온 말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어 회장은) 임기가 7월 12일이라 중간에 사퇴할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며 "이제 남은 것은 연임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라고 내다봤다.

이같은 KB금융지주 안팎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어 회장의 거취 이슈는 잔여 임기에 대한 중도 사퇴 여부보다는 연임 도전 문제로 좁혀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현재 어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힐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설사 어 회장이 연임 의사를 표명한다고 해도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어 회장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실패와 ′ISS보고서 사태′ 등을 겪으면서 회추위를 구성하는 사외이사 9명과 갈등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KB지주 회장 선출 방식은 전적으로 회추위에서 결정된다.

다만, 어 회장이 잔여 임기를 채우지 않고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박근혜정부의 금융권 물갈이에 대한 강력한 의지는 이미 강만수 전 회장과 이팔성 전 회장의 경우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마침 이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바로 다음날인 15일 어 회장의 외부 일정으로 '2013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예정돼 있어 금융권의 관심은 이날 어 회장의 입에 쏠릴 전망이다.

'MB 4대 천황' 가운데 나홀로 남게 된 어 회장이 거칠게 요동치는 '금융권 새판짜기'의 한 가운데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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