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의 최대 경제국이자 핵심적인 성장 엔진으로 꼽히는 독일 국민이 그리스를 포함한 주변국보다 가난하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가계 재정 및 소비 서베이 결과 독일 가계의 형편이 그리스나 스페인, 이탈리아 사람들과 비교할 때 열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각의 순자산 규모는 19만5000유로를 기록해 67만1000유로로 집계된 키프로스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가계 순자산 역시 각각 29만1000유로와 27만5000유로로 독일과 현격한 차이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에서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 자산이 가계 부를 구성하는 핵심 축으로 활용됐다. 때문에 주택 소유 비율이 낮거나 주택 가격의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의 경우 가계 순자산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을 기준으로 할 때 독일 가계가 구제금융을 받은 주변국 가계보다도 상대적으로 빈곤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계 순자산은 거주 주택과 그밖에 부동산 자산, 자동차와 자영업, 그밖에 귀중품 등 5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평가했다.
독일 가계는 부동산 부문에서 가장 저조한 점수를 얻었다. 반면 벼랑 끝 위기에서 구제금융으로 디폴트 위기를 모면한 그리스와 키프로스는 높은 평점을 받았고, 스페인 역시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 자산 보유 규모가 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ECB의 조사가 개인이 아닌 가계에 초점을 맞춘 것도 독일 국민을 상대적으로 가난하게 비쳐지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1인 가구나 핵가족보다 대가족과 확대가족의 비중이 높은 국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부채위기 국가가 집중된 남유럽의 가계가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은 여기에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