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리스크에 외국인 반응 심상치 않아
[뉴스핌=박기범 기자]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이 1140원선을 돌파했다. 북한의 개성공단 사업 잠정 중단 등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박이 강하다. 또한, 무역흑자 규모가 본격적으로 커지는 시기임에도 주식 역송금 수요 등이 몰려 있어 원/달러 환율은 기술적인 저항선인 1140원선을 넘어서고 있다.
NH농협선물 이진우 센터장은 "아직 환율이 꼭지를 보았다고 하기에는 일러 최중경 환율(1140원)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최중경 라인인 1140원 돌파 이후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부는 여전히 북한 뉴스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서와는 달리 외국인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의 키를 역외세력과 외국인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 전개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北 지정학적 리스크…외국인 시각은 다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7일 1111.60원(종가)을 기록한 이후 9거래일 동안 30원이나 급등했다. 특히 지난 4일 1120원을 상향 돌파한 이후에는 연일 1130원(5일), 1140원(8일)을 치고 올라왔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거세지며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왑(CDS)프리미엄 역시 상승하고 있다. CDS프리미엄은 지난 4일 최근 6개월 동안 최고치에 도달하는 등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외국에서 보는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 뉴스에 너무 익숙해 관성적으로 반응하지만, 외국인은 다르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달에 있었던 키리졸브 훈련 시기에 국내에서는 매년 있던 훈련이라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외국인은 호들갑을 보이며 당시 환율 상승을 견인했다.
신한은행 김장욱 차장은 "현재 환율결정의 키를 외국인이 쥐고 있어 우리가 아무리 올바른 판단을 하더라도 환율이 우리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달러 강세+외인 주식 역송금 향방은?
지난달에는 달러지수가 작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됐다. 하지만 달러 지수가 저항 구간에 근접한 점, 미국 재정 감축에 따라 경기회복이 둔화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며 제한적인 달러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4월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부재하고 달러의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에 시장이 대부분 대응했다"며 "글로벌 달러의 상승탄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반해 NH농협선물의 이진우 센터장은 "아직 '글로벌 달러 강세'에 대한 전망을 수정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키프로스 사태의 은밀한 후폭풍, 이탈리아 재선거 문제 등 유럽존 리스크가 여전하다"며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일 통화가 현재는 달러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4월에는 외국인들의 주식 역송금 수요가 있는 달이다. 갈수록 외국인들의 역송금 규모가 줄어들어 환율의 지지력을 형성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 소폭 달러공급이 우위를 점할 전망이다. 한편 오는 11일부터 16일 사이에는 삼성전자 등 주요 그룹의 배당금 지급이 몰려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국내채권을 4조원 가량 순매수를 했으나 증시에서는 3월 7일 이후 4월 4일까지 약 3조 7000억을 순매도했다. 양쪽의 방향성이 충돌하고 있며 앞으로 동향이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박기범 기자 (authenti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