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일본은행(BOJ)이 2년 안에 2% 물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엔화가 더욱 큰 폭으로 평가절하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주요 7개국(G7)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사실 이렇게 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국 채권왕 빌 그로스가 주장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핌코(PIMCO)의 공동창업자 겸 전무이사인 그로스는 4일 블룸버그TV에 출연, "중앙은행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으로는 단기에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 같은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엔화 가치가 훨씬 더 크게 떨어져야 물가가 2% 부근이라도 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과연 G7 회원국들이 이를 용인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BOJ는 매월 7.5조 엔의 국채를 매입하고 본원통화 규모를 2년 내에 270조 엔까지 두 배 이상 확대하기로 결의했다. 이는 약 5~6조엔 국채 매입 정책과 매입 만기 확장 정도를 예상하던 시장참가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전날 92엔 후반에서 97엔까지 폭등했고, 주식시장은 하락하다 말고 2% 급반등한 뒤에 주말에도 3.5%나 치솟았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0.315%까지 이틀 연속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편, 그로스는 일본의 강력한 완화정책으로 인해 돈이 풀리면서 투자자들은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 특히 미국 국채를 매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 재무증권이 말도 안 되는 낮은 가격인 데다 투자수익률도 너무 낮다고 평가했다.
미국 10년물 이상 만기 국채 금리는 4일 현재 다른 주요국 국채 평균 수익률보다 51bp(0.51%포인트)나 높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재무증권 금리는 다른나라 국채보다 낮았다.
현재 미국 10년물 금리는 1.77%, 30년물 금리는 2.99%를 기록 중이다. 독일 분트채 10년물 금리가 1.24%, 30년 금리가 2.21%인 것과 비교된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