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50% 급등 시 국내 건설 생산비용이 1% 넘게 상승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원유 가격 상승이 건설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50% 급등하면 건설 생산비용은 1.06%, 60% 상승 시에는 1.27%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2023년 산업연관표(2020년 연장표)를 기반으로 '가격파급효과 분석 모형'을 적용해 추정됐다. 해당 모형은 원재료 가격 변동이 산업별 생산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원유가 대부분 수입품인 점을 고려해 수입 가격 변동의 물가 파급 효과를 반영했다.
건축 대비 토목공사가 유가 상승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도로시설 공사 비용은 0.59% 상승하고, 50% 상승 시에는 2.93%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용 건물 공사의 경우 유가가 10% 상승하면 비용은 0.18%, 60% 상승 시에는 1.08%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 생산비 상승을 견인하는 주요 요소로는 경유와 레미콘, 아스콘이 꼽혔다.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경유가 전체 파급효과의 35.2%를 차지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어 레미콘 8.5%, 아스콘 및 아스팔트 제품 8.4%, 도로 화물운송 서비스 4.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유는 건설 현장 중장비의 핵심 연료이자 건설자재 생산과 운송 과정 전반에 활용되는 만큼 가격 파급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실제 굴착기와 크레인, 지게차, 불도저 등 건설기계의 90% 이상이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어 유가 상승 시 현장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
시멘트와 철근, 골재 등 주요 건설자재가 대형 화물차를 통한 육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점도 비용 상승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단기적인 공사비 상승 압력은 과거에 비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주택 착공 물량은 27만3000가구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의 38만6000가구보다 약 11만가구 감소했고, 2025년 건설투자 역시 9.5% 줄어드는 등 건설경기가 침체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철강과 시멘트 등 주요 자재의 재고가 일정 수준 확보돼 있는 점도 단기적인 공사비 급등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건설 생산비 상승의 약 52%가 경유와 레미콘, 아스콘 등 3대 요소에 집중된다"며 "정부와 업계는 해당 자재 중심의 수급 관리와 단가 안정 대책을 우선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설기계 대여업과 화물운송업 등 유류비 비중이 높은 업종에 대한 지원책을 검토하고, 토목 사업장을 중심으로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ESC) 지침 등을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