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KDB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수출입은행 등 서여의도 금융권에서는 정책금융 기능재편에 대해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이번 기회를 조직확대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각 정책금융 기관들의 동상이몽 속에서 산은이 부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창조경제 창달을 위해 정책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 지원에 핵심영략을 집중하고, 기능중복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정책금융지원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내용의 업무보고를 실시했다.
산은, 정책금융공사, 수은 등 정책금융기관들의 기능 통합이나 조정이 이제는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창조경제에 걸맞는 창조금융에 초점을 맞춰 수은은 전날 중소·중견기업의 성장단계별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수출초보기업에서 수출중견기업, 이후에 히든챔피언기업으로 기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벤처기업 등 설립초기 수출기업 등에 대한 맟춤형 지원에서 시작해 수출 3억달러 이상이고 세계시장 5위 이내인 히든챔피언을 목표로 300여개의 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표다.
산은은 이미 1000억원 규모의 지적재산권(IP)펀드를 설정하고 운용하고 있다. 900여개의 우수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특허권 분석 등을 통해 투자대상을 선별하고 있고, 이미 몇개의 기업에 투자를 한 상태다.
특허권 등 지적재산권에 대한 산은의 금융지원은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와 밀접하게 닿아있다.
정책금융기관들의 치열한 자기영역 구축 경쟁이 그대로 드러난 단면이다. 여기에 정책금융공사도 가세한다.
정책금융공사는 이러한 평가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의 일부에서는 정책금융공사가 내심 이번 기회에 KDB금융지주와의 통합을 바란다는 식으로 평가한다.
정책금융의 본산이라는 당초 출범 취지를 살리면서 궁극으로는 금융그룹의 모체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은은 전혀 다른 입장이다. 지난 5년간 준비하고 가던 IPO와 민영화의 길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많이 왔고, 설사 정책금융기관으로 남아야 하더라도 400명규모의 정책금융공사를 머리위에 이고 다닐 이유가 없다.
특히 산은은 벤처투자에서 기술금융, 기업확장을 위한 M&A, 성숙기 이후의 구조조정과 턴 어라운드 등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 전범위에 대해 컨설팅과 금융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출입은행도 이번 기회에 무역이나 해외 프로젝트 관련 정책금융을 아우르려 하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모두 "올 것이 왔다"고 한 목소리지만, 각 기관마다 자기 조직과 기능확대에 초점을 맞춰 서로 다른 꿈을 꾸는 것이다.
정책금융의 한 관계자는 여기에 대해 지금까지의 기관중심 재편보다는 기능 중심으로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각 기관들이 영역확대를 위해 내부전략도 정비하고 대외적으로 설득작업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정책금융을 기본부터 다시 기능별로 점검하고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수은을 중심으로 무역이나 해외프로젝트 금융을 모으고, 산은을 중심으로 기업성장 단계별 금융지원의 기능을 모으고, 정책금융공사의 기능을 산은과 수출입은행으로 분산해서 재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맥락에서 산은의 위상이 크게 부각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날 "창조경제 구축에서 산은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검토하겠다"는 금융위 정찬우 부위원장의 발언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더하는 양상이다.
한편, 기획재정부에서도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을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최근 수은법 개정안이 의원 입법으로 발의되는 가운데 산은 민영화도 사실상 무산되는 등 정부 차원의 정책금융기관 기능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용역 발주가 그간 수출금융 중복으로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서 과당경쟁이 발생하고 감사원에서 정책금융기능 재조정 필요성을 제기한 점이 단초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 동상이몽 속 산업은행 부각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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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 의원, 英 집권 노동당 새 대표로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북부의 왕'으로 불리는 앤디 버넘 의원이 17일(현지 시각) 영국 집권 여당인 노동당의 새 대표에 올랐다.
버넘 대표는 오는 20일 키어 스타머 총리를 이어 영국의 차기 총리 자리를 확정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은 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집권당의 대표가 총리가 된다.
노동당은 이날 특별 당대회를 열고 버넘 의원을 당 대표로 공식 선출했다. 버넘은 전날 마감된 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에서 단독으로 등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노동당 공보에 따르면 버넘은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 379명과 노동조합·사회주의 단체 23곳의 지지를 받아 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했다. 현재 노동당은 전체 의석 650석 중 403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94%가 버넘을 당 대표로 선택한 것이다.
앤디 버넘 영국 노동당 새 대표가 17일(현지 시각) 특별 당대화에서 대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샤바나 마무드 내무장관의 새 대표 선출 결과 발표와 함께 무대에 오른 버넘은 일성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되돌려주겠다"고 했다.
그는 "저를 지지한 노동당 의원들이 모두 영국 곳곳의 잊혀진 지역을 위해 과거의 노동당을 되찾아 달라는 요구를 들었다"면서 "우리는 그 부름에 응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 하나로 뭉쳤고, 그 힘을 오랫동안 정치로부터 희망을 잃은 사람들과 지역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다섯 가지 변화와 약속을 실천하겠다고 했다. 노당동의 단결을 위해 '파벌 문화'를 종식하겠다고 했고, "이번이 바뀔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면서 비난보다 문제 해결의 정치를 추구하겠다고 했다. 그는 "영국 정치가 덜 독해졌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세번째 변화로는 노동당의 정치적 지향을 거론하며 노동당답게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녹색당보다 더 녹색당처럼 행동하려 하지도 않을 것이고, 영국개혁당(Reform UK)보다 더 개혁당처럼 행동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과거처럼 보수당 옷을 너무 많이 입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담대하고 자신감 있게, 진정한 노동당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부와 남부, 동부와 서부,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 모두를 위한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이 네 번째 약속이고, 중앙정부가 독접하고 있는 권한을 웨스트민스터와 화이트홀에서 지역 사회로 되돌려주는 지방분권이 다섯 번째 약속이라고 했다.
버넘 대표는 자신이 친기업 노선을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 시절 친기업적인 시장이었듯이 노동당 대표가 된 뒤에도 친기업적인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기업과 함께 지역을 되살렸고 그 방식을 영국 전체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1970년 1월 리버풀 북쪽 교외 지역에서 태어난 그는 15세 때 노동당에 가입했다. 케임브리지대에서 영어를 전공한 뒤 의원 보좌관 등을 거쳐 2001년 총선에서 그레이터맨체스트의 리(Leigh) 선거구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16년간 하원의원을 지냈다.
이 기간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정부에서 내무부·재무부 차관, 문화장관, 보건장관 등을 역임했다.
2010년과 2015년에 당 대표에 도전했지만 에드 밀리밴드와 제러미 코빈에서 패했다.
2017년 중앙정치를 떠나 새로 만들어진 그레이터맨체스터 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21년과 2024년 선거에서도 내리 승리했다.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버스 공영화를 추진하고 통합 대중교통망 구축과 주택 공급 확대 등으로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앙 정부에 맞서 북부 지역 지원 확대를 요구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이때부터 '북부의 왕(King of the North)'이라는 별명이 널리 퍼졌다.
버넘 시장 재임 시절 그레이터맨체스터는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버넘 대표는 당 대회 연설에 앞서 소셜미디어에 "앞으로 며칠은 영국을 누가 통치하느냐만 바꾸는 것이 아니며 영국이 어떻게 통치되는지를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있어야 할 곳으로 되돌릴 기회"라고 했다.
그는 정치적으로는 현 스타머 총리보다 더욱 왼쪽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택과 교통, 교육 등과 관련된 권한을 지방으로 분산해 각 지역에 맞는 경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맨체스터리즘'(Manchesterism)을 주장한다.
맨체스터에 제2 총리실을 둬 중앙정부와 효율적으로 업무를 조율하는 '북부 총리실(No. 10 North)' 구상도 밝혔다.
ihjang67@newspim.com
2026-07-1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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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AI카타고에 제1국 불계패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두 점을 먼저 놓고 시작했어도 인공지능(AI)의 벽은 높았다. 세계 최강 신진서 9단이 바둑 AI 카타고(KataGo)와의 첫 맞대결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신진서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카타고와의 '쎈수학·한경 기신전' 3번기 제1국에서 4시간 20분의 혈투 끝에 245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이번 대국은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10년 만에 성사된 인간과 AI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AI의 기력을 고려해 이번에는 신진서가 2점을 먼저 까는 접바둑으로 진행됐다.
카타고는 첫 수부터 흔들기에 나섰다. 좌상귀 화점에 첫 수를 놓는 변칙수로 신진서의 초반 포석 구상을 깨뜨렸다. 이어 우상귀 쪽에도 높은 걸침 수를 두며 변칙 전술을 이어갔다. 신진서는 전투를 피하고 잔잔하게 국면을 이끌며 중반까지 우세를 유지했다.
[AI 챗GPT가 제작한 AI '카타고(KataGo)'와 신진서 9단 기신전(棋神戰) 3번기 일러스트] psoq1337@newspim.com
100수를 넘어서면서 승부처가 나왔다. 미세하게 격차가 좁혀지자 신진서는 백 대마를 잡기 위해 중앙에 승부수를 던졌다. 사람을 상대로는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강력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카타고는 완벽한 계산으로 이를 가뿐하게 타개해 냈다. 112수째에 이르러 흐름은 완전히 뒤집혔다.
역전을 허용한 신진서가 다시 전투를 걸었으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도 신진서는 다음 대국을 대비해 30분 가까이 끝내기를 이어가며 카타고를 분석했다. 단 한 차례의 실수도 범하지 않고 버텼지만, 30집 가까이 벌어진 격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신진서는 돌을 던졌고 대국이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쎈수학·한경 기신전'은 승패와 관계없이 3국까지 치러진다. 신진서는 기본 대국료 1억 5000만 원을 확보했으며, 승리할 때마다 5000만 원의 수당을 추가로 받는다. 2승 이상을 거둘 경우 제네시스 G90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설욕을 노리는 신진서의 제2국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psoq1337@newspim.com
2026-07-17 14: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