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KDB금융지주를 비롯한 여의도 서쪽 금융기관들이 새정부의 정책금융 중심축 이동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정책금융공사와 수출입은행, KDB금융이 각자의 미래를 향한 컨설팅을 완료했거나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조직 개편을 앞두고 한때 뒤숭숭했다 평상으로 되돌아온 금융당국의 분위기와는 대조된다.
28일 KDB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KDB금융과 정책금융공사는 각각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 재정립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중이다.
다국적 컨설팅사인 부즈앤컴파니(Booz & Company)와 AT커니(AT Kearney)가 지난해 말에 착수한 컨설팅 작업은 새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2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KDB금융은 산업은행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을 이번 컨설팅을 통해 확실하게 한다는 입장이다.
기업공개(IPO)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민영화 방안 마저도 확실하지 않은 마당에 정책금융기관의 재편문제가 불거지면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입장인 정책금융공사도 출범당시 벤치마킹했던 독일의 정책금융기관(KfW)의 역할을 이번 컨설팅을 통해 장기발전계획에 충실히 담을 예정이다.
정책금융공사의 정체성 위기는 더 큰 문제였다.
한때 연구소에서 정책금융공사의 포지션에 대해 연구했던 한 박사는 "정책금융공사가 우리나라 정책금융의 축으로 출범했지만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해 내부적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눈물겨울 정도였다"고 돌이켰다.
최근들어 수출입은행이 무역보험공사의 수출금융을 내부할 수 있는 가능성 등 정책금융기능을 대폭 확대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정책금융공사는 더욱 위기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수출입은행은 중소기업 수출 지원의 원할한 확대를 위해 현재 8조원인 자본금을 산은이나 정책금융공사 수준인 15조원 대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무역보험공사도 수출 실적이 없는 중소중견 기업이라도 기술력만 있으면 보험공사의 수출보증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오는 3월까지 마련키로 하는 등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입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두 기관간의 관계도 최근 미묘하게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은 관계자는 부인하지만 다른 정책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수은이 내심 무역보험공사와 최대한 거리를 좁히고 싶은 모양인 반면 무역보험공사는 무역금융이라는 자체기능을 고수하며 거리를 두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도 이미 KDI등에 컨설팅을 받아 자체의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발전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KDB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간에는 산업지원,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간에는 수출신용, 정책금융공사와 수출입은행간에는 해외건설사업지원 등이 중복돼 우리나라 정책금융에서 상호 영역다툼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반면 내심 정책금융기관의 중심축에 서고는 싶지만 어느 기관도 정부차원의 정책금융기관의 재편논의를 바라지는 않는 눈치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각자 역할을 강조하면서 자신에게 불리할지도 모르는 정책금융기관 재편을 차단하려는 입장이다. KDB금융도 다르지 않다.
KDB금융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시대에 적합한 정책금융기관으로 역할 재정립을 위해서라도 산은의 세계화 전략이 유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은행의 전략을 채택해 리테일을 강화하는 등 과거로 되돌아가기에는 이미 늦은 산은도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새정부의 새그림 그리기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 새정부 '정책금융 재편론'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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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 의원, 英 집권 노동당 새 대표로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북부의 왕'으로 불리는 앤디 버넘 의원이 17일(현지 시각) 영국 집권 여당인 노동당의 새 대표에 올랐다.
버넘 대표는 오는 20일 키어 스타머 총리를 이어 영국의 차기 총리 자리를 확정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영국은 의회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집권당의 대표가 총리가 된다.
노동당은 이날 특별 당대회를 열고 버넘 의원을 당 대표로 공식 선출했다. 버넘은 전날 마감된 당 대표 경선 후보 등록에서 단독으로 등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노동당 공보에 따르면 버넘은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 379명과 노동조합·사회주의 단체 23곳의 지지를 받아 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했다. 현재 노동당은 전체 의석 650석 중 403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94%가 버넘을 당 대표로 선택한 것이다.
앤디 버넘 영국 노동당 새 대표가 17일(현지 시각) 특별 당대화에서 대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샤바나 마무드 내무장관의 새 대표 선출 결과 발표와 함께 무대에 오른 버넘은 일성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되돌려주겠다"고 했다.
그는 "저를 지지한 노동당 의원들이 모두 영국 곳곳의 잊혀진 지역을 위해 과거의 노동당을 되찾아 달라는 요구를 들었다"면서 "우리는 그 부름에 응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늘 하나로 뭉쳤고, 그 힘을 오랫동안 정치로부터 희망을 잃은 사람들과 지역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다섯 가지 변화와 약속을 실천하겠다고 했다. 노당동의 단결을 위해 '파벌 문화'를 종식하겠다고 했고, "이번이 바뀔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면서 비난보다 문제 해결의 정치를 추구하겠다고 했다. 그는 "영국 정치가 덜 독해졌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세번째 변화로는 노동당의 정치적 지향을 거론하며 노동당답게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녹색당보다 더 녹색당처럼 행동하려 하지도 않을 것이고, 영국개혁당(Reform UK)보다 더 개혁당처럼 행동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과거처럼 보수당 옷을 너무 많이 입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담대하고 자신감 있게, 진정한 노동당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부와 남부, 동부와 서부,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 모두를 위한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이 네 번째 약속이고, 중앙정부가 독접하고 있는 권한을 웨스트민스터와 화이트홀에서 지역 사회로 되돌려주는 지방분권이 다섯 번째 약속이라고 했다.
버넘 대표는 자신이 친기업 노선을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 시절 친기업적인 시장이었듯이 노동당 대표가 된 뒤에도 친기업적인 지도자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기업과 함께 지역을 되살렸고 그 방식을 영국 전체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1970년 1월 리버풀 북쪽 교외 지역에서 태어난 그는 15세 때 노동당에 가입했다. 케임브리지대에서 영어를 전공한 뒤 의원 보좌관 등을 거쳐 2001년 총선에서 그레이터맨체스트의 리(Leigh) 선거구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16년간 하원의원을 지냈다.
이 기간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정부에서 내무부·재무부 차관, 문화장관, 보건장관 등을 역임했다.
2010년과 2015년에 당 대표에 도전했지만 에드 밀리밴드와 제러미 코빈에서 패했다.
2017년 중앙정치를 떠나 새로 만들어진 그레이터맨체스터 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21년과 2024년 선거에서도 내리 승리했다.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버스 공영화를 추진하고 통합 대중교통망 구축과 주택 공급 확대 등으로 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앙 정부에 맞서 북부 지역 지원 확대를 요구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이때부터 '북부의 왕(King of the North)'이라는 별명이 널리 퍼졌다.
버넘 시장 재임 시절 그레이터맨체스터는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버넘 대표는 당 대회 연설에 앞서 소셜미디어에 "앞으로 며칠은 영국을 누가 통치하느냐만 바꾸는 것이 아니며 영국이 어떻게 통치되는지를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있어야 할 곳으로 되돌릴 기회"라고 했다.
그는 정치적으로는 현 스타머 총리보다 더욱 왼쪽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택과 교통, 교육 등과 관련된 권한을 지방으로 분산해 각 지역에 맞는 경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맨체스터리즘'(Manchesterism)을 주장한다.
맨체스터에 제2 총리실을 둬 중앙정부와 효율적으로 업무를 조율하는 '북부 총리실(No. 10 North)' 구상도 밝혔다.
ihjang67@newspim.com
2026-07-17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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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서, AI카타고에 제1국 불계패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두 점을 먼저 놓고 시작했어도 인공지능(AI)의 벽은 높았다. 세계 최강 신진서 9단이 바둑 AI 카타고(KataGo)와의 첫 맞대결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신진서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카타고와의 '쎈수학·한경 기신전' 3번기 제1국에서 4시간 20분의 혈투 끝에 245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이번 대국은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10년 만에 성사된 인간과 AI의 맞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AI의 기력을 고려해 이번에는 신진서가 2점을 먼저 까는 접바둑으로 진행됐다.
카타고는 첫 수부터 흔들기에 나섰다. 좌상귀 화점에 첫 수를 놓는 변칙수로 신진서의 초반 포석 구상을 깨뜨렸다. 이어 우상귀 쪽에도 높은 걸침 수를 두며 변칙 전술을 이어갔다. 신진서는 전투를 피하고 잔잔하게 국면을 이끌며 중반까지 우세를 유지했다.
[AI 챗GPT가 제작한 AI '카타고(KataGo)'와 신진서 9단 기신전(棋神戰) 3번기 일러스트] psoq1337@newspim.com
100수를 넘어서면서 승부처가 나왔다. 미세하게 격차가 좁혀지자 신진서는 백 대마를 잡기 위해 중앙에 승부수를 던졌다. 사람을 상대로는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강력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카타고는 완벽한 계산으로 이를 가뿐하게 타개해 냈다. 112수째에 이르러 흐름은 완전히 뒤집혔다.
역전을 허용한 신진서가 다시 전투를 걸었으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패색이 짙어진 상황에서도 신진서는 다음 대국을 대비해 30분 가까이 끝내기를 이어가며 카타고를 분석했다. 단 한 차례의 실수도 범하지 않고 버텼지만, 30집 가까이 벌어진 격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신진서는 돌을 던졌고 대국이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쎈수학·한경 기신전'은 승패와 관계없이 3국까지 치러진다. 신진서는 기본 대국료 1억 5000만 원을 확보했으며, 승리할 때마다 5000만 원의 수당을 추가로 받는다. 2승 이상을 거둘 경우 제네시스 G90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설욕을 노리는 신진서의 제2국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psoq1337@newspim.com
2026-07-17 14: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