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연초 이후 주가 랠리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실상 기업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표정이다.
2일(현지시간)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기업의 사무실 임대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실률이 2007년 고점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이는 주택시장의 회복 움직임과 크게 대조를 이루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부동산 조사업체 레이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사무실 임대는 0.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임대료 상승률은 0.7%로 저조했고, 사무실 공실률은 17.1%에서 17.0%로 하락했으나 2007년 기록한 고점인 12.5%에 비해 현격하게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난 지표는 천문학적인 현금을 쌓아 둔 미국 기업이 설비나 연구개발(R&D) 및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인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판단이다.
뉴욕증시가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비치는 것과 달리 기업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는 얘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의 사무실 임대가 이 같이 저조한 상승을 이어갈 경우 공실률이 2007년 고점까지 떨어지는 데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사무실 임대 상승률은 1990년대 말 닷컴 버블이 붕괴된 이후 회복 속도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기 때문에 사무실 임대 수요 역시 강하게 살아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레이스의 빅토르 칼라노그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이 고용을 늘리고 성장을 위한 투자에 나서기 전까지 오피스용 부동산 시장의 강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는 IT와 에너지 섹터 기업의 분포가 높은 곳이 상대적으로 높은 회복을 나타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의 임대가 최근 12개월 사이 6.8% 급증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라스베가스와 투산 등 일부 지역은 임대가 0.2~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