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현지에서 바라본 이스라엘...왕성한 벤처문화
[뉴스핌=노종빈 기자] 이스라엘을 다녀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현지의 높은 창업열기와 벤처정신에 놀라워 한다.
이스라엘 전체 2600여 개의 기술기업과 기술이전센터 등이 세계 시장에서 비싼 값에 팔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 기술기업들은 대략 5명 내외의 소규모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 왕성한 벤처 문화…창업열기 확연
지난해까지 이스라엘 텔아비브 코트라(KOTRA) 현지 무역관장으로 근무한 이영선 씨는 "이스라엘 산업계에는 창업 열기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면서 "누구든지 열의를 갖고 '세상을 놀라게 하는 기술'을 개발해 크게 성공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기존에 벤처신화를 통해 억만장자가 된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라며 "마치 '김연아 효과'처럼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에서 우승하면 모두 피겨스타를 되고 싶어하는 것과도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성공한 인물들을 롤모델로 삼고 그를 따라서 성공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은 어디나 많이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회문화적 배경 역시 이스라엘의 왕성한 벤처 문화를 이끌어 갈 든든한 자원임은 분명하다.
여기에 덧붙여 그는 "우리에게 한가지 없는 것이 있다"면서 "벤처 생태계가 확고히 자리하고 있는데, 여기에 벤처로 성공한 기업인이 또 후배들을 지원하는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벤처로 성공한 사람이 다시 엔젤투자가가 되어 후배들의 창업을 돕는 것이 흔하다"면서 "또한 벤처 캐피탈 개념도 많이 활성화 돼 있어서 벤처 생태계가 생성, 발전하고 또한 자금회수 까지도 원활하게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정치적 불안속 독보적 '군산연계' 발전
흔히 이스라엘을 말할 때 우리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경제 자체보다는 정치나 군사안보가 경영 환경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예컨대 매일 9시 뉴스의 첫 헤드라인이 팔레스타인 사태와 관련한 분쟁, 테러 등에 관한 소식일 정도로 이스라엘 사회는 매우 불안하게 느껴진다.
이같은 전반적인 지정학적 불안정성에도 불구, 미국이 군사적 맹방으로 뒷받침하고 있어 안보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안보적 위협에 시달리는 국가인 특성처럼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군산연계'적 형태의 발전을 거뒀다.
◆ 군부 네트워크,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기여
이스라엘의 첨단 IT벤처 산업은 이스라엘 군부내 엘리트 특수부대인 탤피오트(Talpiot)의 기술 개발력이 없었으면 존재하기 어려웠다고 할 정도다.
즉 이스라엘 군에서 IT 컴퓨터 네트워크 등의 첨단 기술을 개발했던 인재들이 사회로 나와서 군출신끼리 IT벤처를 창업하는 식이다.
이들은 10대 후반에 군에 입대해 9년간 복무한다. 일반 군대 복무 기간이 3년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은 군대 생활 가운데 최정예 IT 전문인력이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벤처 생태계 속에서 군 네트워크로 형성된 후배 인적 자원들을 또 돕고 이끌어주기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스라엘 군부 출신들이 현재의 고도화 다양화된 벤처 환경에서 일부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현업이나 시장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이 더 많은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한-이스라엘 기술개발 협력…'윈윈' 기대
때문에 이스라엘 업계 전반이 기술의 연구 개발에는 강하지만 원자재 도입이나 생산관리, 품질관리와 마케팅 등의 전략적 경영에는 약하다는 평가다.
항공우주분야 쪽을 빼고는 이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생산과 매출을 해본 경험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에는 대규모 생산라인을 돌리는 제조업체가 많지 않다. 또한 기업들도 거시적 차원에서 종합적 프로젝트를 수행해 본 경험이 많지 않다.
그는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을 많이 부러워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에는 국제적으로 알려진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부러워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세계 시장에서 먹혀들 수 있는 원천기술과 응용기술을 주로 개발한다"면서 "우리의 대기업들도 충분히 이들 기술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제조업 인프라가 강한 나라로 한국, 일본, 중국 등이 꼽힌다"면서 "이스라엘과 우리나라가 원천기술 개발과 상용화 제품 생산에 협력한다면 충분한 윈윈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끝>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