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그동안 탄탄한 수익성을 자랑했던 중국 은행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점차 식어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금리에 대한 통제를 점차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이 보유한 자산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20일 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들어 중국 증시에 대한 전반적 매도세와 함께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일부 중국 은행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오는 22일 중국 건설은행은 4대 국영은행 중 처음으로 연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문은 건설은행 실적으로 통해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시스템 속에서 은행들의 경쟁 강화가 수익성 잠식으로 이어지는 단면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증시에 상장된 은행주들의 내년 실적대비 주가비율은 6.4배로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H지수(HSCEI)의 7.3배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4대 은행의 장부가 대비 주가비율 역시 1.3배로 HSCEI의 1.4배를 밑돌고 있다.
지난해 중반 중국 인민은행은 시장 여건에 맞게 금리에 대한 통제를 유연하게 가져간 바 있다. 이에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예금 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한편 대츨 금리는 인하하고 나섰다.
그동안 예대금리차로 막대한 이익을 챙겼지만 상황이 변하면서 은행 수익성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에드먼드 로스차일드 자산 운용의 데이비드 가우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런 변화로 은행들의 수익성 구조가 당장 악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우드는 지난해 중국에 대해 비중확대를 권고한 바 있지만 은행권을 포함하지는 않았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인 홍콩 뱅크오브 이스트 아시아는 지난해 본토에서의 영업익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은행은 본토의 금리 자율화 움직임과 부실 대출의 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국 4대 국영은행은 국영기업에 대한 대출 사업을 바탕으로 전체 기업 실적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4대 국영은랭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지난 2011년 12월 21% 수준에서 중국 경제가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8월에는 26.7% 수준까지 상승했다.
또한 지난해 1분기 기준 중국 본토에서 거래된 16개 은행들의 수익은 전체 증시에 상장된 2500개 업체의 총 수익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처럼 높은 수익성을 배경으로 중국 은행권에 대한 투자 매력이 여전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금리 정책에 대한 변화를 제외하고도 금융위기 이후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에 대한 대출 자산이 부실해지고 있다는 점도 중국 은행권에 대한 우려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 4년간 중국 은행들의 자산은 70조 위안(11조 달러)까지 늘어났지만 중국 명목 GDP는 20조 5000억 위안 성장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부분 은행 대출은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의 기반시설 확충 사업 들어갔다는 점에서 상환 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