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창균 기자] 재계에 삼성발(發) '창조경제' 바람이 불 조짐이다. 삼성그룹에 이어 여타 주요그룹들도 '창조경제'에 맞춘 로드맵 수립에 들어갔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박근혜 정부의 국정핵심 과제인 '창조경제'의 윤곽을 그린 뒤 다른 그룹도 서둘러 창조경제 실행방안에 착수하고 있다.
전날 열린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 계열사 대표들은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으로부터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과 그룹 실행 과제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정 소장은 창조경제 실현 방안으로 인재 육성을 비롯해 ICT(정보통신기술)산업 인프라 고도화, 이종산업간 창조적 융합, 중소기업과의 상생 4가지를 제안했다.
삼성그룹이 올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서 이른바 '통섭형' 인재를 뽑기로 한 것도 이같은 창조경제 실현 방안중 하나다. 삼성그룹은 인문계 전공자들을 선발해 6개월간의 집중교육을 통해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양성할 방침이다. 또 중소기업과의 상생 방안으로 유휴특허를 대여해주는 안도 제시됐다.
현대차그룹도 바빠지고 있다. 삼성그룹에 이어 현대차그룹도 곧바로 창조경제에 기반한 프로젝트를 전격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창조경제'의 핵심이 일자리 창출에 있다고 판단하고 향후 5년 동안 총 320억원을 투입해 500건의 창업을 지원하는 등 총 25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일자리 창출은 'H-온드림 오디션'등 청년 사회적 기업 창업지원 프로그램(750명)과 소상공인 창업지원 '기프트카' 프로그램(500명), 사회적기업 소셜 프랜차이즈 안심생활 및 자연찬유통사업단 확대(1250명) 등 3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와함께 현대차그룹은 매년 30개 팀을 선발해 준비기간이 필요한 15팀에는 1년간 각각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에 달하는 사업지원금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또 즉시 창업이 가능한 15개팀에는 500만~3000만원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SK그룹도 주력 사업이 통신, IT 등 ICT에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여느 그룹보다 '창조경제'에 밀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SK그룹은 최근 '창조경제' 기조와 맞물려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그룹은 "기존에 열려있는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없던 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SK텔레콤과 SK플래닛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을 통해 차 안의 모니터로 음악포털 멜론을 이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에 저장된 동영상, 사진, 음악 등의 디지털 콘텐츠도 자유롭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기존에 없던 자동차와 통신의 융합 사업인 셈이다. SK텔레콤과 SK플래닛은 이 기술을 지난달 MWC 2013에서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SK그룹의 ICT 계열사 SK C&C는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이 단순한 SI를 기반으로 했다면 IT사업의 융합을 통해 적극적 인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나선 것이다.
LG그룹도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우수 인재 육성'에 맞추고 있다. LG그룹이 시장선도 성과를 이끌어내는 연구개발(R&D) 인재를 과감히 승진 발탁했다. 특히 성과가 우수한 임원급 연구위원들의 정년을 보장하고 사장급까지 승진의 문을 열어주는 등 파격적인 우대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LG 연구개발상'을 수상한 연구 개발 책임자 25명을 전원 발탁 승진하는 파격적인 대우를 하기도 했다.
아울러 LG그룹은 동반성장 정책도 창조경제를 실천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LG그룹은 중소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R&D 지원을 비롯해 장비 및 부품 국산화, 사업및 금융 지원, 협력회사 소통 강화 등을 전략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기존의 우수 인력 육성, 동반성장 정책 등이 창조경제의 개념과 부합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그룹내에서도 창조경제와 관련, 추가적인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회장단회의에서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창조경제특별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위원회에는 전경련 각 회원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각 분야전문가들이 참여해 창조경제를 실천할 수 있는 사업 내용을 논의하게 된다.
[뉴스핌 Newspim] 양창균 기자 (yang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