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기진 기자] 검찰이 19일 외환은행을 거래 기업에 대해 불공정영업행위를 한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최운식 부장검사)는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전산 자료와 기업대출 고객 명단, 대출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압수했다.
오전 10시에 윤용로 행장실을 시작으로 전산실까지 정오가 넘도록 수사가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금융감독원이 가산금리를 임의로 인상해 대출이자를 과다 수취한 것을 확인하고 외환은행에 대해 기관경고한 것과 관련, 검찰에 수사의뢰함에 따라 이뤄졌다.
외환은행은 론스타가 대주주였던 2007∼2008년 중 총여신이익률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각 기업영업본부장과 영업점장 등에게 송부한 공문을 통해 본부에서 제시한 프라이싱 기준보다 가산금리를 낮게 적용한 여신에 대해 1∼2개월내에 가산금리를 인상하도록 지시하는 등 조직적으로 부당업무를 취급했다.
특히 2008년 중에는 총 세 차례에 걸쳐 목표마진율을 인상해 신규여신뿐 아니라 기존여신에 대해서도 가산금리를 인상하도록 지시 영업점 292개, 차주 3089개의 변동금리부 기업대출 계좌에 대해 181억2800만원의 대출이자를 과다하게 수취했다.
검찰은 관련법규상 금지된 불공정 영업행위가 있었는지, 은행이나 임직원이 부당한 담보를 요구하거나 예금 가입 등을 요구했는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기업의 권익을 침해했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감원의 징계가 기관경고 외에 리처드 웨커 전 행장에게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경고 상당’(퇴직자에 대한 징계) 조치를, 래리 클레인 전 행장에는 ‘주의 상당’ 조치를 각각 내려, 검찰의 조사가 현 CEO에게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자 부당 수취에 관여해 징계를 받은 임직원은 9명이지만 대부분 회사를 떠나고 일부만 남아있다.
외환은행은 “금감원 제재건에 대해 검찰이 사실확인 및 자료 조사차원에서 나온 것이지 대대적인 압수수색은 아니다”고 밝혔다.
금융권은 이번 검찰의 수사가 다른 은행 등으로 확대될 것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외환은행에 징계를 내리던 날 씨티은행에 대해서도 금감원장에게 사전 보고 없이 특약 형태로 마련한 미확약부 약관을 이용해 55조4560억원의 여신을 취급하다 기관경고를 내렸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