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시장, 담배진열판매 금지안 제출키로..잡화점 등 '반발'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상점에서 고객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담배를 진열할 수 없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담배(흡연)와의 전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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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진열 판매 금지 법안 제출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출처=야후 뉴스) |
이번 주 내에 제출될 안에 따르면 상점에서 담배를 보일 수 있는 경우는 성인에게 담배를 판매할 때, 그리고 재고를 보충할 때 뿐이다. 그 외의 경우엔 담배는 캐비닛이나 서랍, 계산대 밑, 커튼 뒤 같은 '은밀하게 감춰진' 곳에 두어야만 한다. 이런 조치를 내린 도시는 뉴욕이 처음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흡연으로 인해 한 해 7000명의 뉴요커들이 죽고 있다"면서 "이 법안을 통해 젊은이, 그리고 가격할인이나 상점 진열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뉴요커들을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때 애연가였던 블룸버그 시장은 뉴요커들의 건강을 수호하겠다는 이유로 지난 2002년 식당과 바에서의 흡연을 금지했고, 2011년엔 대부분의 관공서와 공원, 해변가 등에서도 흡연할 수 없도록 했다. 역시 건강 증진을 이유로 트랜스지방과 설탕이 가득한 대용량의 청량음료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며 식당에서 판매하는 음식의 칼로리를 공개토록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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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욕데일리메일) |
미 최대 담배회사 알트리아는 "담배 진열 금지 법안에 반대한다"며 "담배 판매와 관련된 규제는 미 식품의약청(FDA) 소관으로 남겨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주 식품산업연맹도 "흡연을 옹호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간섭없이 법적으로 담배를 진열할 수 있는 권한이 소매업체들에 있다"고 밝혔다.
뉴욕 편의점협회 대표인 짐 캘빈도 "이 조치는 터무니없다"며 "우리는 상점 내에서 파는 제품들을 놓고 고객들과 소통할 기본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캘빈 대표는 뉴욕시 편의점들에서 담배 판매는 전체 매출의 10% 정도 밖에 안되며 이는 전국 평균(30~35%)에 비해 훨씬 낮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는 블룸버그 시장의 여러 건강 증진 조치들 가운데 흡연 장소 제한은 상대적으로 명백한 효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시장에 막 오른 2002년 21.5%에 달했던 성인 뉴요커들의 흡연율은 2011년 14.8%까지 떨어진 것. 다만 젊은이들의 흡연율은 2007년 이래 8.5%에서 정체돼 있다.
한편 블룸버그 시장의 건강 증진 조치들은 대개 시행되고 있지만 대법원은 지난주 극장이나 운동경기장 등에서 16온스 이상되는 청량음료 판매를 금지토록 한 것은 집권 남용이라고 판결을 내렸다. 원래대로라면 이 금지안은 12일부터 개시될 예정이었다. 블룸버그 시장은 상고 의사를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