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최근 화학업계의 허술한 안전의식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대림산업이 여수공장의 대형 폭발사고로 6명의 인명을 앗아갔음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업계의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탓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는 울산산단에서 두 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SK케미칼과 삼성정밀화학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16일 밤 SK케미칼 울산 공장 보일러 설비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소방서 추산 700만원의 피해를 남겼고 18일 새벽에는 삼성정밀화학의 울산 공장 자재창고에서 누전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하면서 약 500만원의 재산 피해를 입힌 뒤 진화됐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불의의 사고에 빠른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이 두 건의 화재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유해물질 및 인화물질이 대량으로 보관되고 있는 공장의 현실을 감안하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던 순간이었다. 화학업종은 특성상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2차~3차 피해로 이어지기 쉽다.
지난해 10월 구미지역에서 불산을 유출한 휴브글로벌은 인근 주민은 물론 농작물, 토양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피해를 안겨준 바 있다.
무엇보다 대림산업의 대형 폭발사고 뒤에도 이런은 사고가 잇따른다는 점에서 안전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의 여수산업단지도 그렇지만 울산산업단지는 화학공장이 밀집 구역인 만큼 대형 화재나 폭발로 번지게 될 경우 그 피해가 얼마나 커질지는 상상도하기 힘들다”며 “작은 화재였고 금방 진화됐지만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들어 화학공장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대림산업의 사고를 차치하고라도 이달 초에는 LG실트론의 구미공장에서 불산 섞인 화학물질이 유출돼 직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지난 1월에는 삼성전자에서 불산 유출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외에 중소화학기업, 산업자재 업계의 화재, 유출사고를 감안하면 두 손으로 꼽기가 힘들 정도다.
아울러 환경부 최근 조사에서 화학업계가 원폐수에서 신고되지 않은 유해물질을 대량으로 방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화학공장의 존재 자체가 악재로 인식되는 형국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화학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 국가경쟁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때 이런 인식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업체들도 자발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내부적으로 안전점검 및 안전조치 교육 등을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사고가 늘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비롯되는 만큼 이들의 조치가 얼마나 인식개선 효과가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고 예방은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도 뒷받침 돼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기업의 안전에 대한 의지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