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말 이후 잠잠하던 유로존 부채위기가 다시 고조, 유로화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유로 재무장관이 키프로스에 대한 100억유로 구제금융 지원 조건으로 예금자 과세라는 카드를 꺼내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18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0.83% 하락한 1.2968달러에 거래됐다. 장중 환율은 1.2882달러까지 하락,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14개월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유로/엔 역시 0.81% 내린 123.57엔을 나타냈다. 장중 환율은 121.15엔까지 폭락했다.
안전자산 매력으로 엔화가 강세를 보인 데 따라 달러화와 엔화 환율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달러/엔은 0.06% 소폭 오른 95.34엔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0.72% 상승한 82.63을 나타냈다.
웨스턴 유니온의 조 마님보 애널리스트는 “키프로스 사태는 예측 불가능한 잠재 리스크와 주변국으로 전염 가능성이 대표적인 문제”라며 “투자자들은 일단 유로화를 매도하고 상황 판단은 이후로 미루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TD증권의 아네트 비처 리서치 헤드는 “키프로스에 대한 유로존 정책자들의 결정은 예금자 보호 문제에 대한 위험한 전례를 남긴 셈”이라며 “키프로스에 예치한 예금이 다른 곳의 은행 예금보다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사실상 유로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가들은 키프로스의 예금자 과세가 일회적인 조치로 끝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힘들 뿐 아니라 이번 문제로 유로존 정책자와 법적 시스템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로화는 당분간 달러화와 스위스 프랑, 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통화에 대해 약세 움직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단스케 방크는 키프로스 사태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주변국의 단기물 국채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었고, 이 때문에 유로화의 낙폭 역시 축소됐다고 판단했다.
이밖에 멕시코 페소화가 상승했다. 중앙은행이 통화 강세를 차단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다. 페소화는 달러화에 대해 0.15% 올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