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과 개혁 총리 표방, 도시화로 성장구조 전환에 주력
[뉴스핌=조윤선 기자] 15일 전인대 투표로 리커창(李克强)이 중국 국무원 총리로 확정됨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함께 향후 10년 중국 정치 경제를 이끌어나갈 투톱체제, 이른바 '시리주허(習李組合)'시대가 공식 개막했다.
리커창(李克强). |
리커창은 지난 5일 전인대에서 정부업무(공작)보고를 끝으로 임기를 마무리한 원자바오로부터 실질적 권한을 넘겨받아 국무원의 주요국정현안을 챙겨왔다. 정부 조직 개편중 핵심 현안인 철도부 폐지 등의 업무도 모두 리커창 총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커창 총리는 개혁과 도시화, 민생 안정 등을 주요 국정목표로 삼아 중국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그 중에서도 도시화는 앞으로 10년 동안 이어질 '리커창 경제'의 최대 과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대 출신인 리커창은 경제학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도시화'를 채택했을 정도로 도시화 추진에 대한 관심이 높다. 도시화의 취지는 내수확대와 함께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촉진하고 나아가 주민 소득을 증대하는데 있다. 리커창이 추구하는 도시화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고 궁극적으로는 살기 좋은 도시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장성 주택(서민주택)과 사회보장제도 확대, 호적제도 개혁 등 관련 조치가 동반 시행된다.
리커창은 또 도시와 농촌간 지역 격차를 줄이는 것이야 말로 부민(富民)하는 길이라 역설하고 중부내륙 지역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내수활성화를 위한 도시화 정책의 핵심이 중부굴기(中部崛起·중부지역 발전정책)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커창은 이들 지역의 저소득층 지원을 통한 소득 균형 실현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제성장과 인민의 수입 증대가 함께 이뤄져야 하고 소득증대 없는 GDP성장은 자기만족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농민공 등 소외계층을 각별히 살피는 '민생 총리'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하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발언 중 토론을 즐기며 열정적이고 자기주장이 강한 '거침없는 스타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 탓에 남의 얘기를 다 듣고나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신중한 스타일의 원자바오와 대비된다는 지적도 듣고 있다.
리 총리는 역대 총리들 중에서 가장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최연소 공청단 제1서기, 최연소 성장, 최연소 성 서기, 최연소 정치국 상무위원 등 '숱한 최연소' 타이틀이 말해주듯 숨가쁜 출세가도를 달려왔다.
그는 1955년 7월 안후이(安徽)성의 성도 허페이(合肥)에서 태어났다.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위원장 등도 리커창과 같은 안후이성 출신이다. 학연과 지연, 혈연을 중시하는 중국에서 이러한 태생의 배경은 그의 정치 생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
리커창 신임 총리는 공청단 서기 출신으로 대표적인 후진타오계 인물로 꼽힌다. 그는 오랫동안 시진핑과 국가주석 자리를 다투는 사이였지만 지난 17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에 밀렸다. 하지만 후진타오 전 주석에 이은 공청단파 거물 정치인으로서 과거 어느 총리보다 더 막강한 파워를 갖고 중국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리커창 총리는 이해찬 전 총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강덕수 STX 회장 등 한국의 정재계 인사와도 폭넓게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