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 대상 절대 생체이용률 6.7% 기록
"경구 플랫폼으로서 오랄로이드 기술력 입증"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킵스바이오파마(킵스파마)의 자회사 킵스바이오메드가 개발 중인 경구용 펩타이드 약물 전달 플랫폼 '오랄로이드(Oraloid)'가 소동물인 설치류부터 대동물인 비글견과 영장류에 이르기까지 경구 흡수율을 모두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로써 본격적인 임상시험 진입을 준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 등극을 예고했다.
오는 1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 예정인 '바이오 유럽(BIO Europe 2025)' 행사는 킵스파마의 경구 플랫폼이 빅파마들에게 지금까지 거둔 연구 성과를 공개할 첫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행사에 앞서 오랄로이드의 리얼 타임 데이터(real-time data)를 추가 확보하고, 플랫폼 고도화 작업을 진행해 바이오 유럽에서 논의를 진전시킨다는 게 회사 측 전략이다.
![]() |
킵스바이오파마 로고. [사진=킵스바이오파마] |
킵스바이오메드는 개발 중인 경구용 펩타이드 약물 전달 플랫폼 오랄로이드의 영장류 대상 절대 생체이용률(경구 흡수율)을 14일 공개했다. 회사에 따르면 영장류 대상 비임상시험에서 오랄로이드의 절대 생체이용률은 6.7%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시판 중인 유일한 경구용 GLP-1 계열 의약품인 노보 노디스크 리벨서스(영장류 대상 절대 생체이용률 0.16%) 대비 40배 이상의 우월한 결과다. 리벨서스의 절대 생체이용률은 신약허가신청서(NDA) 제출 때도 0.4%~1% 수준으로 높지 않았다.
영장류에서 확보한 절대 생체이용률(Absolute Bioavailability)은 정맥주사(IV)와 비교해 경구 흡수율을 분석한 것으로, 피하주사(SC) 대비인 상대 생체이용률(Relative Bioavailability)보다 정확한 흡수율을 확인하기 위해 측정한다. 이번 비임상시험은 오랄로이드가 적용된 '먹는 인슐린' 캡슐로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서 영장류 총 20여마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황용화 킵스바이오메드 연구소장은 "앞서 비글견 대상 비임상시험에서도 오랄로이드는 절대 생체이용률 8.6%, 상대 생체이용률 37.7%를 기록했다"면서 "이번 비임상에서 영장류의 상대 생체이용률은 확인하지 않았지만 임상적 유용성을 이미 충분히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약물전달시스템(DDS) 연구 분야에서 국내 1세대 연구자로 꼽히는 변영로 서울대 약대 교수 역시 "대동물(비글견)에서 30%가 넘는 생체이용률은 세계적인 수준의 데이터로 펩타이드 약물의 경구 전달이라는 오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비글견에서 안정적인 흡수 결과를 확인했다는 점은 이 플랫폼 기술이 이른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황 소장은 "무엇보다 '리벨서스'에 적용된 'SNAC'이란 플랫폼 기술은 개발 초기에 경구용 인슐린 개발에 집중했지만, 실제 임상과 제품 출시에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엔 구조적으로 인슐린보다 더 안정적이고 소화 효소에 저항성이 높은 GLP-1 계열(세마글루타이드)에 SNAC을 적용해 GLP-1 유사체 경구 약물로 상용화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구용 인슐린에서 확인한 결과는 GLP-1보다 고분자 펩타이드라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우 경구용 인슐린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해왔지만, 낮은 수준의 절대 및 상대 생체이용률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탓에 GLP-1 계열(세마글루타이드)의 경구 제제(리벨서스)에 적용했다는 것이다. 반면 오랄로이드는 비글뿐 아니라 영장류에서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경구용 인슐린 흡수율을 확인했다.
황 소장은 "비글 , 영장류 등 여러 개체에서 경구흡수율을 최종 확인함으로써 글로벌 빅파마가 경쟁적으로 개발 중인 GLP-1 적용 가능한 최적의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영장류 대상 GLP-1 비임상 시험을 비롯해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 단계에서도 조만간 좋은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