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사 1.4조원 출자시 코레일 긴급자금 지원
[뉴스핌=이동훈 기자] 용산역세권의 사업시행사인 드림허브가 자본금을 1조원에서 5조원으로 증자키로 결정하면서 사업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본금 1조원이 바닥을 드러낸 상태에서 자금 확충이 선해결 과제다. 회사측의 의지대로 자본금이 늘어나면 오는 3월 도래하는 금융이자 300억원을 포함해 용산부지 토양오염정화공사비, 설계비, 서부이촌동 이주비 등을 처리할 수 있다. 사업 정상화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코레일이 4조원의 증자액 가운데 민간 출자사에 1조4000억원의 출자를 요구해서다. 민간 출자사 가운데 자금여력이 있는 기업은 삼성물산 뿐이라는 점에서 코레일이 삼성물산에 출자를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물산은 랜드마크빌딩 시공비로 1조4000억원을 받을 돈이 있다.
반면 삼성물산은 1조4000억원 전액을 출자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사업이 꼬일대로 꼬인 상태에서 대규모 자금투입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1조4000억원을 출자한다고 하면 찬성하는 회사 주주가 별로 없을 것"이라며 "향후 민간출자사 간 논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증자에 성공하면 개발사업권을 삼성물산에 넘기고 자금 등 사업관리만 맡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전제로 납입키로 한 랜드마크빌딩 2차 계약금 4161억원을 드림허브에 지불할 계획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토지대금 2조6000억원 출자전환과 민간출자사의 1조4000억원 추가 출자 등이 이뤄져야 랜드마크빌딩 2차 계약금을 지원할 수 있다"며 "현 단계에서 롯데관광개발이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 지분 45.1%를 양도한다는 결정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최대주주인 코레일이 제안한 자본금 1조원에서 5조원으로 증자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번 이사회에서 ▲코레일의 현물출자 2조6000억원 ▲랜드마크빌딩 2차 계약금 4161억원 긴급지원 ▲민간출자사의 1조4000억원 유상증자 등 3개 안건 모두 가결됐다. 코레일 3명, 롯데관광개발 2명, 삼성물산, 푸르덴셜 등 이사 7명이 참석했고 나머지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SDS 이사는 불참했다.
그동안 증자안은 드림허브 2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의 반대로 번번이 실패했다. 하지만 롯데관광이 경영권 포기를 선언하며 증자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이번 안건이 빠르게 처리됐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