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총 후 상장신청 봇물 예상...대어급도 준비중
[뉴스핌=백현지 기자] 지난해부터 부진을 겪고 있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12월 결산기업들이 정기 주총을 마치고 3~4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장을 신청하고, 시장에 진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SK루브리컨츠, 현대로템, 현대오일뱅크 등 대어급도 연내 상장을 공언하고 있어 지난해 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상장한 기업은 총 6개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5개사에 비해 1개 늘었다.
하지만 공모규모는 오히려 감소했다. 올들어 공모액은 14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99억원에 비해 절반(51.4%) 수준이다.
이같은 격차는 올해 상장한 업체 모두가 코스닥 업체인데다 공모규모도 각각 500억원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코스피에 입성한 휴비스 1곳의 규모가 2000억원을 넘었다.
2분기 상장 예정 기업도 현재까지는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해부터 상장을 준비해 상장 심사를 진행한 기업이 적기 때문.
시장에서는 2분기에 접어들면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12월 결산법인들이 정기주총에서 재무제표를 승인받은 후 상장을 신청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는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위해 코스닥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고 있어 지난해보다 IPO 시장도 활기를 띨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상장준비를 위한 인력 충원이 많았다"며 "상반기까지 실적 등 숫자를 맞추고 하반기에 상장에 나서는 업체가 적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 고위 관계자 역시 "주관 증권사를 통해 조사해 본 결과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상장 기업수가 많아질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신성장동력 기업으로 기술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곳도 몇 곳 있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새내기주들은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도 하반기 낙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지난 5일 상장한 우리이앤엘을 제외하고 나머지 5개 업체들은 모두 수요예측 경쟁률이 200~400대 1을 기록해 공모가가 밴드가 상단에서 확정됐다. 지디는 공모가가 희망 밴드상단 1만6500원을 넘어선 1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대부분 업체가 500대 1이상의 청약경쟁률을 보였으며 포스티가 최고 8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나타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연내 상장을 확실히 하겠다고 밝힌 SK루브리컨츠, 현대로템, 현대오일뱅크 등 대어급 기업이 있다"며 "SK루브리컨츠는 공모규모만 1조~1조5000억원에 달해 코스닥기업 수십 곳이 상장하는 효과보다 더 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