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등 4대은행 투자 늘려..맞춤형 마케팅 등 강화돼
[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미국 4대 대형 은행들이 빅데이터(Big Data) 분석이란 금맥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컴퓨터, 인터넷 발달과 함께 급격하게 축적되기 시작한 데이터는 최근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출현하면서 증가 속도가 엄청나졌다. 따라서 예전 방식으로는 저장하거나 관리, 분석하기 어려운 규모의 데이터가 생겨나게 되는데 이를 빅데이터라 한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최대 상업은행인 JP모간 체이스는 몇 달 전 신용카드 사업을 통해 쌓은 어마어마한 정보와 미국 소비자들의 거래 데이터, 그리고 공개돼 있는 미국의 경제지표 통계 자료 등에 대한 통합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대한 고유한 분석에 노력을 기울였고,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보고서들을 은행 고객들에게 판매했다.
통상 이렇게 작업하게 되면 궁극적으로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 소비자 하나 하나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른바 '마이크로 마케팅(micro marketing)'이 가능해 지는 것. 어떤 고객들이 더 신용도가 높으며, 이런 사람들이 어떤 금융상품을 구매하는 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더 쉬워지게 되기 때문이다. 과거엔 계좌와 모기지, 자산관리 등에 대한 개인 정보는 모두 다른 시스템 속에서 개별적으로 존재해 통합이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야말로 신용평가사가 따로 필요없을 정도가 됐다.
보고서 작성 속도도 빨라지게 됐다. 과거 몇 주, 몇 달씩 걸렸던 보고서들이 이제는 초 단위로도 만들어질 수 있게 됐다고 가이 카이아렐로 JP모간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밝혔다.
카이아렐로 CIO는 "올해의 진정한 테마는 빅데이터"라면서 "빅데이터가 가져온 디지털 마케팅은 놀랄 만한 것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은행들 모두가 빅데이터에 매달리고 있다.
WSJ은 은행권이 빅데이터에 매달리게 된 데엔 불황으로 인한 마진 압박이 큰 영향을 줬다고 봤다. 기술에 더 많이 투자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상황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것.
투자은행 샌더 오닐의 애널리스트 제프 하르트는 "과거에 은행들은 고객의 신용도 정도만 분석해도 됐지만 이제는 고객이 저녁식사를 매일 밖에서 하는지, 고급 백화점에서 쇼핑한 것을 할인점 투어를 통해 어떻게 상쇄하는 지 등 행동에 대한 분석도 해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정보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쓰는 것에서 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 사이트에 어떤 포스트를 올리는 지를 통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BoA의 경우엔 왜 대다수 상업은행 고객들이 소형 은행을 택하지 않는지에 대한 빅데이터 조사를 실시했다가 고객들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현금관리 포털이 다른 회사 것에 비해 부수적인 관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일체형의 서비스 방식을 바꿔 온라인 상품에 대해 더 유연한 정책을 펴게 됐다. 그렇게 내놓은 상품이 '캐쉬 프로 온라인'의 모바일 버전 '캐쉬 프로 모바일'이다. 그리고 이는 BoA에 있어 현금 창출원이 되고 있다.
씨티는 글로벌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통합된 기업 고객들의 거래 데이터를 한 스페인 대형 의류업체와 공유키로 했다. 이 의류업체는 이를 바탕으로 어디에 새 생산 시설을 열 수 있을 지, 어디에 몇 개의 점포를 낼 지 등을 이 데이터를 통해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컨설팅사 부즈 알렌 해밀턴의 토마스 샌존 선임 부사장은 "빅데이터는 상호 판매와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엄청난 기회를 금융사들에게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WSJ은 따라서 금융사들이 여전히 경영 혁신화와 자동화 과정을 통해 절약된 자금을 빅데이터 분석과 활용에 쓰는 등의 자금 지원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