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神들 마저도 버린 차, 로디우스”
기아차가 독점하고 있는 미니밴 시장에 쌍용차가 ‘코란도 투리스모 카드’를 꺼내들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로디우스 후속 차종으로 11인승 승합차다.
로디우스 디자인은 정체성이 약한 탓에 세계에서 가장 못생긴 차로 선정되는 수모를 겪었다. 일각에선 로디우스의 광고 카피인 ‘신들의 산책’을 ‘신들 마저도 버린 차’라며 혹평을 쏟아냈다.
눈발이 날린 5일 오후. 코란도 투리스모를 타고 서울 대치동 세텍 전시장에서 가평을 향해 출발했다.
코란도 투리스모에서 로디우스 분위기를 찾기 어렵다. 흐리멍덩한 눈동자 같았던 헤드램프는 부리부리하게 달라졌다. 리어램프 역시 안정적인 느낌의 수평형으로 개선했다. 이를 본 기자들은 “리어램프 디자인이 현대차 싼타페 같다”며 치켜세웠다.
잠실을 지나 올림픽대로에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실내는 11명이 타도 넉넉할 만큼 여유롭다. 이 정도면 ‘소형 버스’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겠다.
뒷좌석에 탄 동료 기자의 자세가 가관이다. 다리를 꼬고 앉는가 싶더니 시트 등받이를 완전히 눕히기도 했다. 또 2열부터 4열까지 이동이 쉬운 덕에 장거리 여행 및 어린 아이를 둔 소비자에게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승차는 2.0ℓ급 디젤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RT 4WD 모델이다. 이를 통해 최고출력 155마력/4000rpm, 최대토크 36.7kg·m/1500~2800rpm의 성능을 낸다.
엔진 제원을 보면 힘이 달리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부드러운 가속감이 인상적이었다. 정숙성도 괜찮았다. 다만 변속기 레버를 통해 전해지는 진동이 버스 같았다.
편의 및 안전사양은 고급차 부럽지 않을 정도다. 7인치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가죽시트, 후방카메라 등을 장착했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로디우스 후속 모델이지만 로디우스의 흔적은 거의 없다. 특히 승차감과 정숙성 면에서 적잖은 향상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차체 패널 간의 단차와 실내 조립 품질도 그 옛날 쌍용차와는 대조된다.
쌍용차는 올해 내수 1만대와 수출 1만대 등 총 2만대의 코란도 투리스모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유일 쌍용차 대표이사는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쌍용차 경영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코란도 투리스모의 판매 가격은 ▲LT 2480만~2854만원 ▲GT 2948만~3118만원 ▲RT 3394만~3564만원(각각 2WD~4WD)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