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통상 기업 인수합병(M&A)은 주가 상승의 호재로 인식되지만 실상 대어급 M&A의 인수 업체 중 상당수가 주주들에게 손실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996년 이후 200억달러 이상의 대형 M&A 가운데 3분의2에 해당하는 인수 업체가 주주들에게 20%를 웃도는 손실을 안겼다.
파마시아를 인수한 화이자를 포함한 인수 업체의 주가는 M&A 이후 3년 사이 21% 하락, MSCI 월드 지수에 비해 수익률이 13%포인트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규모 M&A가 오히려 기업 가치를 훼손한다는 뜻으로, 델을 포함해 진행중인 기업 M&A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레이닝 더 스트리트의 스콧 로스탄 애널리스트는 “대형 기업 M&A는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얻지만 경제적인 이득을 얻기는 어렵다”며 “피인수 업체와 주주들의 확신을 얻기 위해 높은 프리미엄을 주게 마련이고, 반면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내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휴렛 팩커드(HP)의 2010년 오토노미 인수 가격이 크게 부풀려졌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M&A 가격 논란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리오 틴토 역시 2007년 알칸 인수를 통해 새로운 글로벌 업계 리더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자산 가치를 140억달러 평가절하할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는 델의 M&A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델이 사모펀드 업체 실버 레이크에 인수될 경우 2007년 금융위기 이후 200억달러를 웃도는 첫 차입매수(LBO)로 기록될 전망이다.
실버 레이크는 당초 제시한 인수 가격인 주당 13~14달러에 대해 델 주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15달러로 인수 가격을 높인 상태다.
이와 관련, 배런스는 이 역시 주주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판단하고 인수 제안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