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200조 사상 최대.."모바일이 절반"
[뉴스핌=김양섭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200조원 넘는 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디바이스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올해도 이같은 '최대' 실적 잔치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1분기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01조1100억원, 영업이익 29조4700억원을 거뒀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한해 실적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 4분기에는 매출 56조600억, 영업이익 8조8400원을 기록했다.
◆ IM 영업이익 19.5조원..전체 65%
가전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 등이 분기별로 성장세가 꺾이거나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긴 했지만 모바일 사업은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IT·모바일(IM)부문은 분기마다 매출이 평균 2조원 이상씩 증가했다. 작년 한해 IM 매출액은 108조원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영업이익도 전체 영업이익의 65%에 달하는 19조5300억원 규모다.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는 모바일디바이스 시장에서 애플을 넘어 1위로 올라섰다. 갤럭시S 시리즈는 전세계 판매량 1억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갤럭시노트2 등 스마트폰 판매 증가 뿐 아니라 태블릿PC, 중저가신흥시장에서의 중저가 휴대폰 판매량도 꾸준히 늘렸다.
무선사업의 경우 IM 전체 매출 31조원 중 27조원을 기록하는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 확대로 실적을 유지했으나, 네트워크/IT의 경우엔 가격 경쟁이 심화되며 수익성이 다소 둔화됐다.
가전이 속한 CE(Consumer Electronics) 부문은 매출 13조9천500억원, 영업익 7천4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TV를 포함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매출이 10조5천200억원을 차지했다. LED TV 판매 비중이 80% 중반으로 늘어나는 등 전략 제품 판매 확대 됐다.
이 외 생활가전은 글로벌 경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미국과 구주 등 선진시장에서 대용량 세탁기,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는 매출 9조5천900억원에 1조4천200억원의 영업익을 벌어들였다. 디스플레이패널 매출은 7조7천500억원이며, 영업익은 1조1천100억원이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는 차별화 제품 비중 확대로 수익성을 확보 했고 시스템LSI는 모바일 AP 등 첨단 제품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제품 믹스 개선 등 고부가 제품 판매 강세로 견조한 실적을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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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부별 분기 영업이익 |
◆ 마케팅 집중..13조원 '최대'
삼성전자가 마케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한 것도 매출 성장의 요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마케팅 비용으로만 4조원 넘는 돈을 퍼부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8500억원 증가한 규모다. 매출 대비 비중은 7.2%로, 전년동기(6.7%), 전분기(7.0%)보다 비중이 확대됐다.
지난해 전체 마케팅 비용은 12조 9859억원으로 전년(9조4095억원)대비 3조 5000억원 늘어났다. 매출 대비 비중도 2011년 5,7%에서 지난해에는 6.5%로 1.3%P 높아졌다.
마케팅비용의 비중이 늘어난 반면 R&D비용의 비중은 줄었다. 작년 4분기 매출대비 R&D비용의 비중은 5.3%(2조9559억원)로 전년동기(5.8%), 전분기(5.7%)대비 모두 축소됐다.
지난해 총 마케팅 비용은 12조 9859억원으로 연구개발비 11조5328억원보다 더 많았다. 지난 2011년에는 R&D비용이 9조9798억원으로 마케팅비용(9조4095억원)보다 5천억원 더 많았던 것과 대조된다.
지난해 말 주요 외신들은 시장조사 블로그인 '아심코' 자료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작년 마케팅 예산이 12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해 애플,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MS), 델, 코카콜라를 합한 것보다 많다고 보도한 바 있다.
◆ 외부환경 악화.."1Q 실적 감소"
원화강세, 경쟁심화 등 외부환경은 악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원화강세 지속으로 환율의 영업이익 영향은 약 3600억원 수준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했으며 당분간 이러한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1070원대로 하락하는 등 원화 강세 현상이 이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원화 절상률은 7.6%로 G20국가들 중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삼성전자는 올해 원화 강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 규모가 3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1분기부터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 전무는 4분기 결산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대부분의 사업에서 1분기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창훈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도 “1분기에는 비수기인데다 경쟁도 심화돼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세트 업체들의 재고율도 높아 수요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선사업부에서도 역시 치열한 경쟁과 성장세 둔화 등으로 경영성과 어려움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현준 IT모바일(IM)부문 상무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에 보다 집중하고, 네트워크와 PC 부분은 어렵지만 전분기대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일경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1분기 수요 감소는 어쩔 수 없다”며 “CE부문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상반기 성공적인 신모델 출시를 위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IR에서 외국인 투자자와 시장 전문가들은 성장 지속 가능성에 의구심을 던졌다. 이날 삼성전자 외국인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콜에서 외국인 투자자 및 시장 분석가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경영계획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날 전문가들의 질의는 삼성전자 실적의 최대 성장동력인 스마트폰 부문에 집중됐다. 또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업체들의 추격에 대해서도 집중적인 관심을 보였다.
◆ "올해 시설투자 작년과 비슷"..23조원
삼성전자는 올해 지난해와 비슷한 23조원 정도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명진 전무는 “올해 시설투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경영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을 감안해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했던 시설투자는 반도체 15조원, 디스플레이 6조6000억원 등 총 25조원 규모였지만 실제 집행규모는 2조원가량 줄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기말현금은 37조4500억원이다. 현금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은 지난해 4분기 22조5500억원이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