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경은 기자] 이동통신업계와 게임업계가 각각 서로 다른 생존전략을 펼치면서 ICT(정보통신기술)업계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동통신사는 경쟁사업자를 비난하며 흩어지고 게임업계는 똘똘 뭉치고 있는 형국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업계와 게임업계가 상반된 접근전략이 업계의 이목을 쏠리게 하고 있다. 한쪽은 경쟁 다른 한쪽은 협력과 상생을 선언해 두 업계의 행보가 비교되는 모양새다.
이통사는 지난해 8월 휴대폰 보조금을 과다 지급하면서 이용자 차별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과 및 영업정지 등의 징계를 맞게 됐다. 이에 이통사들은 '경쟁사가 먼저 보조금을 과잉지급해 시장 혼탁을 유발했고, 자사는 방어 차원에서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며 방어기제를 취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업정지 기간에 가입자를 유치했다는 이유로 LG유플러스를 사이에 둔 이통사업자 간 갈등 양상이 점입가경이다. 결국 방통위가 LG유플러스에 '경고' 조치를 취하면서 진정됐지만 이통사 간 갈등은 화해라기보다 휴전의 모양새다.
반면 게임업계는 업계의 위기에 CEO들이 똘똘 뭉쳐 상생을 통해 위기 타개에 나섰다. 이달 초 국회에서 셧다운제 강화 내용을 담은 게임 규제법안이 발의되자 한 게임업계 대표가 게임축제 '지스타' 불참을 선언하고 뒤이어 동종업계 타 회사 대표도 속속 보이콧에 동참한 것이다.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는 "이번 법안이 향후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상관없이 법안 상정 자체에 항의하는 의미로 이번 2013 부산 지스타는 참가하지 않는다"며 "아울러 2013년도 지스타 행사 자체를 원천 진행하지 않을 것을 공개 제안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언했다. 이에 '애니팡' 개발사인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 정욱 전 한게임 대표 등이 지지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게임업계의 움직임에 법안을 대표 발의한 손인춘 의원 측은 "법안은 게임산업 규제가 아닌 인터넷 및 게임중독을 치료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해명하고 "조만간 업계와 함께 게임중독 치료에 관한 공청회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지스타' 개최지인 부산시 측도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은 그간 게임산업 발전에 협력해온 부산시의 입장과 다르다"고 선을 그으며 사태 진정에 나서기도 했다.
두 업계의 위기 극복 방편을 두고 관련업계에서는 오너의 리더십과 행보를 비교하고 있다. 또한 어느쪽 생존전략이 옳은 판단이었는지 자의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는 관련 산업이 육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파이를 키우려는 목적으로 위기에 직면했을 때 똘똘 뭉치는 분위기지만 이통시장은 서로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제로섬 상황에 물고 뜯고 할퀴는 게 일상이 됐다"며, "두 업계의 결과만 봐도 어떤 생존 행보가 옳았는지 드러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now21c@newspim.com)